가족과 함께한 대만 여행 첫째 날 - 따듯한 나라로 가즈아!
재작년...아니 3년 전엔 가족들이 날 버리고 여행을 가버려서
혼자 집에 남아 이런 짓(클릭)을 하고 그랬었는데
작년 초에는 나도 끼어서 홍콩을 다녀왔더랬지.
내 역할은 운전기사 겸 짐꾼 겸 내비게이터였지만-_____-
그 길에 라이카도 사고(클릭) 민폐 승객으로 등극도 하고...크흡.
그렇게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족끼리 여행을 가게 되었드.
이미 제목에 쓰여있듯 이번 목적지는 쯔위국! 대만입니더.
홍콩 사진은 아직 손도 못 댔는데, 대만이 먼저 올라가네.
출발 전날 뜬금없이 고양이 녀석이 다쳐가지고...심란했다 ㅜㅜㅜ
다녀왔더니 다행히도 팔팔하게 돌아다니고 있어서 안도의 한숨.
정시에 출발한 적이 없는 제주항공에 학을 떼고
다신 안 타리라 다짐했는데...
하필 특가 나온 게 또 제주항공이네 ㅋㅋㅋㅋ
그렇게 망할 제주항공을 또 타게 되었다. 과연 이번에는...?
제버릇 개 못 준다는 속담으로 대신하겠다.
여행 성수기인 1월, 그리고 아침 시간이라 공항은 여지없이 붐볐다.
이제 2터미널도 열었으니 이 정도로 복작복작하진 않겠지.
아침을 안 먹는 인간이지만, 기내식도 안 나오고
숙소 도착하면 점심시간이 훌쩍 넘을 예정이라
가볍게 햄버거 하나 씹어봅니다.
실상은 반은 뺏김.
누가 제주항공 아니랄까 봐 또 딜레이.
이미 출발해야 했을 시각에 탑승 중.
다행히 탑승은 금방 끝났으나 왠지모를 이유로 계속 대기.
그렇게 10:45에 뜬다던 비행기가 11:46 현재 택싱...하...
타자마자 꿀잠모드 들어간 엄니랑 동생이 그때쯤 깨어나서
도착했느냐고 물어보더라. 한 시간이나 자고 일어났는데
아직 출발도 안 했다니까 어리둥절 ㅋㅋㅋ
아오 제주항공.
어쨌든 뜨긴 떴고요.
타오위안 공항에 잘 내렸습니돠.
새삼 느끼는 건데, 제주항공 좌석 진짜 좁다.
두시간 남짓 가는데 어찌나 불편하던지...아으
두 번 다신 타지 말아야지 ㅜㅜ
멀뚱한 곳에 내려주더니 셔틀버스에 태운다.
입국심사 후루룩 마치시고요.
MRT 타러 왔습니돠. 가는 길에 유심도 샀는데 사진을 빼먹었네.
한국에서 심 카드를 사려고 보니 현지에서 사는 게 더 싸다.
5일 데이터 무제한에 NT$300. 우리나라 돈으로 만 천원 정도?
여러 통신사 모두 가격은 같지만, 중화통신의 커버리지가 가장 넓다.
사용자도 가장 많다고 하니 우리나라 SKT 정도 되는가 봄.
작년 여름에 개통한 공항 MRT 덕분에
타이베이 시내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거 아니었으면 택시...는 비싸니까 또 버스 탔겠지.
소요시간은 50분. 하지만 급행을 타면 15분 정도가 줄어든다.
그러니 다음 급행이 15분 안에 오지 않는다면 그냥 타세요.
그렇게 완행을 타게 됐다. 이거 뭐 그냥 지하철이구만.
문 옆에 캐리어 보관하는 곳도 마련돼있지만
그걸 내릴 때 알았다 ㅋㅋㅋ
타이페이 메인 역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만 가면 숙소인데
지하철 타러 가는 도중에 택시 타는 곳이 뙇 하고 나타남.
아주 잠깐의 갈등 끝에 편하게 가겠다고 택시에 올랐지만
기사 아즈씨 영어 1도 못 하시고요.
그래서 숙소 주소 찍어서 핸드폰 들이밀었더니
눈이 침침해서 안 보이시고요. 아아...
다행히 여행자를 위한 콜센터?같은 게 있는지
이상한 곳에 전화를 걸더니 날 바꿔줌.
목적지를 얘기하니 그제서야 옥께이.
아아. 택시는 타지 말아야겠다.
그나저나 날씨 좋다. 완전 좋다!
기본료는 NT$70, 호텔까지 NT$120즈음 나왔다.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 이 금액이면
이 동네 택시비도 막 저렴한 편은 아닌 듯.
아무튼, 호텔은 이런 곳에 묵습니다.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다 보니
내일 조식을 먹게 될 곳이 보인다.
객실은 무난했지만, 화장실+욕실(샤워부스)가 쫌 좁은 게 아쉬웠고
이렇게 침대 건너편에 세면대가 있는 건 엄청 불편했다.
선반이 또 저런데 달려있어가지고 세수도 힘들-____-
첨엔 그냥 패밀리룸을 예약하려고 했는데, '창문 없음'에 헙.
그래도 창은 있어야지 싶어서 바로 위 슈페리어 패밀리룸을 봤더니
창문이 달리긴 달렸는데, 절반이 막힌 데다 무려 호텔 내부 전망(????)
그래서 또 그 위의 디럭스 패밀리 룸으로 골랐고, 창밖의 풍경은 이렇다.
막 어마어마한 뷰를 바란 게 아니므로 이 정도면 됐음.
창문이 열리지 않는 게 아주아주 살짜쿵 아수웠지만.
다행히 패밀리룸과 1박에 만 원 차이도 안 나서 부담은 없었다.
짐 던져놓고 바로 길을 나섭니다.
날씨 정말 미치도록 좋다.
작년 홍콩 여행 사흘 내내 흐리고 비가 왔던 걸 보상이라도 하듯
이번에는 떠나는 날까지 매일매일 날씨가 심각하게 좋았다.
일 년에 200일은 비가 온다는 대만인데, 완젼 럭키!
오토바이...아니 스쿠터 천국.
동남아 만큼은 아니지만, 여기도 어마어마했다.
다니다 보면 자동차 주차장은 없어도
오토바이 주차장은 꼭 있더라.
우리나라는 미세먼지 심각해서 한숨 나왔었는디
여긴 하늘이 맑아도 느므 맑다. ㅜㅜㅜㅜㅜ
신호등마다 남은 시간이 나옴.
우리나라에 이런 거 달려있으면
예측출발이 난무하겠지.
뭔가 후미진 곳으로 들어가는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다행히 목적지는 잘 찾았다. 삼미식당.
근데 가게 문이 굳게 닫혀있고 ㅋㅋㅋ
일욜이라 쉬는 줄 알고 시무룩했지만, 다행히 브레이크 타임.
애매하게 한 시간이 조금 안 되게 남아서 어디 가진 못하고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서 시간 때우기.
커피 대신 밀크티랑 망고 주스 주문하고
가게 밖 기둥 테이블(?)에 앉았다.
그렇게 두리번두리번. 쪼끄만 집들이 붙어있는 게
홍콩 같기도 하고 일본 같기도 하고 그릏다.
나흘간 돌아다니면서 계속 일본스럽단 느낌을 받았다.
대만의 역사를 보면 뭐 그게 아주 당연한 거겠지.
지리적으로도 오키나와와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셋째 날 버스투어로 예스진지 가던 길에서는
오키나와 돌아다니던 때가 오버랩되고 그랬음.
풍경...이라고 해야 하나 환경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느므 비슷했다.
그래서 밀크티랑 망고 주스 나와쓰요.
밀크티는 달달했고, 망고 주스는 엄청 셨음.
시럽 안 넣는다고 할 때 직원의 의아한 눈빛은
이거 때문이었구나 ㅋㅋㅋㅋㅋ
여기 앉아 골목 포장마차? 같은 데서 사람들 먹는 거 구경하며
시간 죽이고 있는데, 사람들이 삼미식당 앞에서 막 뭘 적고감.
느낌이 쌔-해서 동생을 보냈는데, 거기에 이름과 인원을 쓰는 거였다!
하마터면 한참을 기다리고 또 기다릴 뻔했음.
슬슬 문이 열릴 시각이 되자 사람들이 우글우글 몰려든다.
포장은 다섯 시에 먼저 구매, 매장 손님은 다섯 시 십 분부터 입장!
우리는 20번이었는데, 다행히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2층까지 식당이고 보기보다 테이블 수가 꽤 많다.
하지만 2인 테이블에 셋이서 낑겨 앉았구요. ㅜㅜ
주문을 해야...하는...데...
어뜨카지 ㄷㄷㄷㄷ
는 풀 한국어 메뉴판 장착 ㅋㅋㅋ
도 모자라 한국어 잘 하는 직원까지 있으니 문제 될 거 1도 없다.
아, 가게 앞에서 입장할 때 순번 불러 주는 직원도 한쿡어 잘 함.
이름 보고 한국 사람인 거 같으면 한국말로 얘기하더라 ㅋㅋㅋ
미소시루는 전형적인 일본식 달달한 맛.
그리고 대망의 연어 초밥!
요롷게 보면 특별할 게 1도 없어 보이지만
크기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핸드폰 미니어처 아니구요. 갤럭시팔입니다 ㅋㅋㅋㅋ
3점에 1인분이고 소소(?)하게 2인분만 주문했다.
셋이서 2인분은 너무 아쉬운 거 아닌가 싶었는데
크기 보니 더 주문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ㅋㅋㅋㅋㅋ
연어 위에 뿌려진 건 간장이 아니라 이 집 특제 소스로
달달하고 간간하고 뭐 그런 맛. 그냥 먹기엔 약간 심심하니
간장 살짝 찍어서 먹는 게 더 맛있다.
어쨌거나, 저렇게 커서 한입에 먹기는 쉽지 않고
어떻게든 베어 물어야 하니 예쁘게 먹기도 불가능하다.
연인끼리 간다면 음...아니, 내가 이걸 왜 걱정해주고 있지???-___-
애당초 같이 여행할 정도면 예쁘게 먹을 필요도 없겠구나-______-
하.
그리고 튀김. 새우튀김이야 뻔히 아는 그 맛인데
아는 맛 중에 가장 맛있는 맛 ㅜㅜb
그리고 닭꼬치. 숯불+데리야끼 소스 조합이라
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는 진리의 조합인데
맛없었음.
한참 전에 익혀뒀던 걸 그냥 데워서 나온 느낌이었다.
안쪽은 열이 덜 닿았는지 미지근했고, 육질은 퍽퍽함.
그래도 초밥이 맛났으니 그걸로 퉁치고
적당히 부른 배를 두드리며 용산사를 향해 뭅
잠깐 걸었더니 용산사 도착!
하기 전에 야시장이라는 옆길로 빠졌었지만...
여기도 유명한 곳이라 입구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뭔가 엄청 화려하네. 도교 사원이라고 들었는데,
도교뿐 아니라 불교 사원의 역할도 하고 있는 듯.
여러 신이 모셔져 있고, 사람들은 기도하고 있고.
향초는 입구에서 세 개씩 공짜! 로 나눠준다.
점 보는 곳도 있는데, 귀찮아서 그냥 슥 둘러보고 나왔다.
잠깐의 산책 후 제대로 된 저녁(????)을 먹기 위해 또 이동.
그렇게 지하철역에서 이지카드를 득템합니다. 가격은 NT$100.
이거 하나면 버스, 지하철에 편의점에서도 쓸 수 있어서 편하다.
충전된 금액은 NT$20의 수수료 제외하고 환불받을 수 있지만,
카드 구매비용은 안 돌려쥼.
이지카드로 지하철을 타고 타이베이 101 도착!
그냥 쫌 높은 빌딩인 줄 알았는데, 겁나 높은 빌딩이었다 ㄷㄷㄷ
입구에서 공연하던 사람들.
아저씨랑 판박인 거 보면 가족이겠지 ㅋㅋ
근데 어린 친구가 기타를 진짜 잘 쳐서 깸놀 ㄷㄷㄷ
전망대 올라가기 전에 일단 배부터 채웁니다.
분명 두어 시간 전에 무언가 먹었던 거 같은데...
어쩌다보니 늦은 점심(?)에 이어 저녁 식사도 일본식이네.
밥이랑 국. 국은 되게 친숙한 소고기 뭇국 맛이 났다.
대구랑 관자, 새우 등등등 지글지글
소고기도 지글지글
소고기는 언제 어디서 먹어도 맛있다.
어깨살이라 막 녹는 부위는 아니고 씹는 맛이 있음.
근데 마늘은 미리 튀겨놓은 거 얹어줘서 살짝 실뫙.
나름 바삭한 것도 있었지만, 절반 정도는 눅눅한 식감이었다.
그리고 살짝 맵던 양배추 볶음.
김치의 역할을 해주길 바랐지만,
살짝 기름진 느낌이 있어서 실패.
이것저것 해산물 잔뜩 올라간 접시.
하나하나 다 맛있었다. 특히 관자!
하나밖에 없어서 그른지 젤 맛났음.
이걸 그냥 맨입으로 먹기엔 너무 아쉬워서 맥주 소환!
대만 맥주랑 금메달 맥주가 있길래 비싼 금메달 맥주로 ㅋㅋ
별 기대 없이 마셨는데, 가볍고 청량하고 음식에 곁들이기 딱 좋은
정석적인 라거의 맛이었다. 친구들끼리 간 여행이었으면
여기서 바로 부어라 마셔라 했을 듯.
빠싹!한 껍질과 촉촉한 속살의 닭고기.
두 시간 만에 또 식사라 배 터지기 직전이었는데
그래도 맛있더라. 이 뒤로 숙주 볶음도 나왔지만
귀찮고 배불러서 사진 음슴.
터지기 직전의 배를 붙들고 잠깐 쉬다가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전망대로 뭅뭅.
화려하구만.
예약해둔 시각까지 여유가 조금 있어서
가볍게 망고 아이스크림을 또 해치우고 ㅋㅋㅋ
겁나 빠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로 올라갑니다으
흐헣
솔직히 이 건물 진짜 이렇게 높은 건물인 줄 몰랐음.
새해 불꽃놀이 하는 영상 보면 별로 안 높아 보이던데
101층이나 된다니. 500m가 넘는 건물이라니 ㄷㄷㄷ
660톤짜리 댐퍼도 가볍게 휙 구경해주시고
계단으로 2층을 더 올라가면 밖으로 나갈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머리 위로 몇 층이 더 있구만.
가장 높은 곳에서 보는 타이베이 시내 야경.
반나절밖에 안 되는 첫날이었지만, 이만하면 충분히 알찼다.
근데 이 건물 앞에 그 유명한 LOVE 조형물이 있었다네?
-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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