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저력! 좁쌀의 반란! 샤오미 홍미 노트 3 개봉기
몇 년 전 갑자기 툭 튀어나온 중국 기업 샤오미.
다른 대륙의 기업들처럼 뻔한 샨자이짝퉁이나 만드는 줄 알았지만
무시무시한 기세로 성장하며 영역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공기청정기, 세그웨이(나인 봇) 등등 별걸 다...-.-;
여튼, 샤오미가 주목받은 이유는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저렴하면서도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라 꽤 쓸만한 제품을 만들어냈기 때문.
물론 디자인 짜깁기나 특허 따위 개나 줘 등의 여러 문제가 있지만...
흠흠.
어쨌거나 이 나라의 주.옥.같은 단통법과 맞물려
외산 스마트폰을 직구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샤오미 스마트폰도 가성비가 좋아 나름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따끈한 신상인 홍미 노트 3가 출시되었고, 나름 반응이 괜찮았다.
어차피 찻잔 속 태풍일 뿐이겠지만, 그래도 얼마나 쓸만한 물건일지 궁금한 마음에
샀어요.
비싼 제품은 미, 싼 제품은 홍미. 그 홍미 중에서도 큰 놈인 노트 시리즈다.
근데 샘승처럼 펜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왜 노트라고 명명한 건지 의문.
제품을 베끼는 것도 모자라 네이밍도 베끼는 건가 뭔가 -.-
그나저나 이 패키징...뭔가 되게 익숙해.
글씨쯤이야 뭐 따라 할 수 있어. 그럴 수 있숴.
비슷하게 보이는 건...기분 탓이라고 믿고 싶다.
여기서 대충 보이는 스펙을 훑어보면 미디어텍 헬리오 X10 옥타코어 프로세서
5.5인치 IPS FHD 디스플레이, 그리고 4000mAh 배터리와 1300만/500만 화소의 카메라.
내장 메모리와 램은 각각 16GB, 2GB. 32GB, 3GB의 프라임 버전도 준비되어 있다.
스펙을 대충 보니 전작인 홍미 노트 2와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는다.
지문 인식이 추가되고 배터리 용량이 3000mAh에서 4000mAh로 늘어난 정도.
저기 어딘가 쓰여있는지도 모르겠으나, 당연히 중국어를 읽을 줄 모르기에.
아 참, 외장 메모리도 슬롯도 없어졌다.
이건 신상이라기엔 너무 옆글스럽다. 물론 스펙만 보자면 말이다.
애초에 알려지기로는 홍미 노트 2 프로였는데...
아...잡설이 길어진다.
어쨌든 샀으니까 시원하게 까보자.
폰, 종이쪼가리가 담긴 상자, 케이블, 충전기.
당연이 있어야 할 이어폰이 보이질 않는다.
근데 이 녀석(16GB/2GB 램)의 중국 내 가격이
899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16만 원. 그렇다면...닥치고 이해해야지.
32GB, 3GB 램 사양의 프라임 버전은 1099위안으로 약 20만 원 정도.
하지만 외장 메모리 슬롯이 없어 확장할 수 없으니
메인으로 쓰려면 무조건 용량 큰놈을 고르는 게 답.
나는 장난감이니까 싼 걸로 ㅋㅋㅋㅋ
충전기는 5V 2A. 출력 준수한 넘을 넣어줬다.
근데 4000mAh인 배터리 용량을 생각하면
충전 시간이 짧지는 않을 듯하다.
상자를 열어보면 종이쪼가리와 함께 심 트레이 추출 핀이 들어있다.
아주 적나라하게 애플의 패키징 스타일을 카피했구만.
참고로 샤오미 회장이 극렬한 애플 '빠' -.-
전면은 그냥 말끔하게 생겼다. 시대에 맞지 않는 크롬 띠가 들어간 건 좀 생뚱맞지만.
뒤로 가기 버튼과 메뉴 키처럼 생겼으나 사실은 멀티태스킹인 저 버튼을 서로 바꿨더라면
딱 좋았을 텐데.
어서 많이 본듯한 느낌이 나는 건 착각이 아닐 게야.
이러저러 제품의 디자인을 짜깁기하는 건 샤오미의 유서 깊은(?) 전통이니까.
암튼, 홍미 노트 2의 후라후라스틱한 재질에서 요즘 대세(?)인 금속 재질로 바뀌었다.
색 차이가 나는 상, 하단부는 여전히 플라스틱이라 따로 절연 띠는 존재하지 않음.
대신 투 톤 느낌이 퐣 난다는 건 아쉬운 점. 하지만 이놈의 가격을 생각하면
그저 감사지.
좌측에는 심 카드 슬롯이, 우측에는 음량 버튼과 전원/잠금 버튼이 있다.
상단에는 이어폰 단자와 적외선 송신부가 있고 하단에는 마이크와 Micro USB 단자가 있다.
근데 USB 단자가 한쪽으로 치우친 게 맘에 안 든다. 이건 HTC 전매특허인데...
요딴 건 굳이 따라 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지.
진지하게 덧붙이자면 스피커가 정중앙에 있어서 USB 단자 위치가 측면으로 빠진 거다.
일단 부팅.
안드로이드 기반이지만, 중국 내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이라
구글 인증이 없고, 그래서 크다란 Powered by ANDROID 또한 뜨진 않는다.
알리 직구보다 국내 사이트 구매 대행이 더 저렴해서 그쪽으로 구매했더니
판매자가 구글 앱스와 로케일 설정을 해서 보내줬다. 덕분에 오늘은 귀찮은 과정 음슴.
아, 중국에서는 구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서 중국 내에서만 판매되는 녀석들에는
플레이 스토어나 지메일, 구글 동기화 등과 관련된 '구글 앱스'가 탑재되어 있지 않다.
물론, 따로 APK를 받아서 설치하면 그만인 거라 귀차니즘 한 번만 극복하면 된다.
로케일이 분명 한국어로 설정되어 있음에도 대부분 영문으로 나온다.
이는 홍미 노트 3에 올라간 MIUI 7이 글로벌 버전이 아니기 때문.
홍미 노트 3는 아직 글로벌 롬이 없다. 고로 영문과 중문만을 지원.
사용자가 만든 한글 패치도 있지만 루팅이 필요하다는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시스템만 빼면 나머지 앱들은 한국어로 나오니 그냥저냥 쓸 만하다.
이 로케일 역시 More Locale을 통해서 바꿔줘야 하니 귀차니즘 하나 더 추가요.
설정 같은 건 순정 안드로이드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사용 가능한 용량은 약 10.3GB 정도. 잡 앱을 제거하면 조금 더 확보할 수 있다.
32GB의 프라임 버전은 여유 공간이 약 26GB 정도로 예상된다.
iOS가 되고 싶은 MIUI의 욕망이 잘 녹아든 커스터마이징.
보기엔 그럴싸하다.
테마 기능을 지원하니 맘에 안 들면 바꾸면 그만.
근데 기본 테마가 가장 나은 듭.
5.5인치의 꽤 거대한(놈 중에선 그래도 작은 편이지만) 물건이라
이렇게 한 손 조작 모드도 설정할 수 있다. 축소 화면의 크기 설정은 물론
홈-뒤로 가기, 홈-멀티태스킹 버튼으로의 스와이프를 통해 쉽게 활성화도 가능.
근데 약간 문제가 있는 게 화면은 줄어들지만, 하드웨어 버튼은 그대로다 보니
왼손 파지 시 뒤로 가기, 오른손 파지 시 멀태 버튼 누르기가 쉽지 않다.
간단하게 화면 색감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준비되어 있지만
기본 상태로도 액정의 색감이나 색온도가 꽤 괜찮아서 딱히 손댈 일은 없다.
화면도 큰데 멀티태스킹이 뭐 이따우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며 찍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서 핀치 줌을 하면 카드 뷰 화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
부끄르브라 ㄲㄲㄲ
저기 저 X 버튼은 모든 앱을 종료하고 메모리를 반환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MIUI의 종특인지 메모리를 끝까지 뽑아먹지 못하는 모습이 보인다.
분명 350MB가 남았다고 뜨는데도 크롬을 열었더니 페이지 리프레시.
미 패드의 경우도 리프레시가 심해서 사용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는데
OS 자체가 이 모양이라면 3GB 램 모델을 사야 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기본 탑재된 뮤직 앱은 중국의 해적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저게 내가 따로 받아서 넣은 게 아니고 그냥 검색하면 다 나옴.
유명한 그룹도 아니고 데뷔한 지 갓 일 년 지난 아가들인데 -.-
근데 버퍼링만 계속되고 끝내 재생은 되지 않았다.
접속한 국가 따라서 제한이라도 하는 건갑다.
여튼, 중국 내에서는 이런 걸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건데
저작권 따위 개나주...아니 개도 신경 안 쓰는 동네니까 뭐.
음악 말고 비디오 앱도 이렇게 아무거나 막 볼 수 있더만
흠.
처음엔 피트니스 데이터랑 사용자 세부정보만 있었는데
지메일, 크롬 등등등을 설치하니 이렇게 늘어났다.
근데 연락처가 음슴ㅋ
어차피 서브 폰이라 연락처는 없어도 그만이지만...
Google Contact APK파일 구해서 설치하니 해결.
아히 귀찮
20만 원도 안 하는 물건인데 알림 LED도 박혀있다. 진짜 있을 건 다 있다.
타사의 싸구리들처럼 빨간색 한 가지만 나오는 게 아니라 총천연색 LED다.
중국 제품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는 듀얼 심 슬롯.
근데 국내에선 무 쓸모다. 슬롯 하나가 3G/4G를 쓰고 있다면
다른 한쪽은 오로지 2G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
중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크고 통신사마다 커버리지가 달라서
이런 듀얼 심 모델이 보편적이라고 하던데, 사실 여부는 확인 못 함.
믿거나 말거나.
심 카드 두 개 넣었더니 따블로 노 싸비스 ㅋㅋㅋ
새벽엔 전산에 새 기기 등록이 안 되는지 죽어라 서비스 불가.
계속 서비스 불가로 뜨는 게 멀티캐리어 지역이 아니라서 그런 줄 알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럼 3G라도 잡혀야 하잖아?-.-
다음 날 아침에 켜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넷웍을 물고 늘어지더라.
이릏게.
4G라고 뜨지만 확실하게 LTE로 연결된다. FDD-LTE 지원 대역은 B1, B3, B7.
KT의 경우 메인 LTE 대역인 B3를 지원하므로 전국에서 제약 없이 쓸 수 있지만
SKT는 B3가 제2 운용 망이라서 멀티캐리어 지원 지역에서만 LTE가 잡힌다.
근데 이 시골에서도 잡히는 걸 보면 웬만한 지역에서는 다 LTE가 뜬다고 보아도 될 듯.
그리고 WCDMA 2.1GHz 대역을 지원하기에 LTE가 아예 안 잡히더라도 3G로 들러붙는다.
유플러스의 경우 B1, B7에 대응하지만 홍미 노트 3가 VoLTE를 지원하지 않아서 사용 불가.
어쨌거나 LTE 잘 잡히고, 속도도 잘 나온다.
KT 심 카드도 넣었봤는데 역시 잘 됨. 완전 잘 됨.
안투투를 돌려보니 성능은 대충 이맨치코롬.
옥타 코어지만 느린 애들 여덟 개 붙인 거라 성능이 막 어마어마하진 않다.
엑시노스 5433...그러니까 갤럭시 노트 4의 안투투 점수가 4만 점대 중반이니
이 정도면 꽤 대단한 수치다. 중저가형 기기 중에서는 나름 상위권.
물론 노트 4는 해상도가 훨씬 높아서 불리한 면도 있고
벤치마크 숫자대로 성능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만.
그리고 미디어텍 프로세서들이 벤치마크만 잘 나온다. 체감 성능은 한참 떨어짐.
두 칸 위에 가성비 좋다고 입소문 난 레노버 K3 노트도 보인다.
요거 살까 홍미 노트 3 살까 고민했었는데 씰데없이 반갑.
5인치의 넥서스 5, 5.5인치의 홍미 노트 3 그리고 4.7인치의 아이폰 6s
역시 아이폰의 공간 낭비는 갑 of 갑!
5.5인치 기기 치고 크기는 크지 않은 편이다. 베젤도 좁고.
다만 LG스러운 이너 베젤(?)이 쫌 많이 거슬리는 게 흠.
이 포스트도 슬슬 끝나가고 있음을 알리는
내 블로그 띄워보기.
가성비가 훌륭한 정도를 지나서 이건 진짜 대단한 물건.
20만 원도 안 되는 주제에 금속 재질도 모자라 지문 인식까지.
게다가 지문 인식은 스펙 자랑용으로 그냥 대충 끼워 넣은 게 아니라
안드 기기 중 가장 빠른 축에 드는 넥서스 5X의 속도에 버금갈 정도로 빠르다.
디스플레이 역시 위에서 언급했던 대로 색감, 색온도가 좋은 부품을 사용했고
카메라도 이만하면 괜찮다. 막 엄청 좋음! 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몹쓸도 아니다.
굳이 편을 가르자면 좋음! 쪽에 약간 더 치우침. 그간 겪어본 저렴이들 중엔 가장 낫다.
CPU 성능도 괜찮다. 하드코어한 퍼포먼스를 바라는 게 아니라면 충분히 좋다.
하지만 GPU 성능은 조금 떨어지는 듯. 높은 사양의 게임은 아무래도 무리수겠고
아스팔트 8, 미니고어 2 같은 캐주얼 게임을 돌리는데도 프레임에 아쉬움이 보인다.
그리고 미디어텍 가문에 대대로 이어지는 전통이 배터리를 많이 드시는 문제인데
배터리 용량을 4000mAh로 키워서 커버하고 있으니 딱히 꼬집기도 뭐하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거대한 배터리만큼 오래가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물론 사용자 입장에서는 용량이야 어떻든 간에 그냥 오래가기만 하면 장땡이니까.
4000mAh 인데 이것밖에? 싶지만, 보통 3000mAh 정도인 다른 기기들과 비교하면
딱히 아쉬울 것도 없다.
다만, 안드로이드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초기 세팅이나 차후 사용에 있어 필히 애로사항을 동반할 수 있기에
무조건 '이거 사세요' 라고 추천할 순 없다. 분명 좋긴 좋은데, 살짝 귀찮다.
그러니까 관심과 애정이 조금 더 필요한 중국 아이. 그게 내 총평.
카피로 출발한 샤오미지만 허접한 샨자이가 아니라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자신들만의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물론 그 방법이 타제품의 디자인을 프랑켄슈타인처럼 짜깁기라는 것과
특히 특허, 라이센스 따위 가볍게 무시하고 있는 등의 부분에서
중국 밖으로는 나올 수 없다는 치명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기기의 완성도는 화웨이, ZTE에 뒤지지 않는다 보아도 될 정도였다.
화웨이나 ZTE에 비하면 중소기업(?)이나 다를 바 없는 좁쌀 샤오미가
이 정도까지 해낼 수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앞으로가 기대되기도 한다.
하지만 중국 밖으로 나오려면 이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을 텐데
흠...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알아서 하겠지
그나저나 이걸 써보니 미 패드2가 괜히 사고 싶네.
어트카지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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