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일본. 이번엔 홋카이도! 둘째 날 - 야경의 저주는 계속될 것인가!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사실 아침은 한참 전에 밝았다.
날이 하도 밝아서 늦잠잉가!! 하고 히껍해서 눈을 떴는데
시계를 보니 오전 4시 50분.
다섯 시도 안 됐는데 무슨 해가 중천에 뜬 것마냥 환하다니 ㅜㅜ
동쪽으로 쬐끔 날아왔다고 이러기니.
마사시 하우스. 귀찮아서 사진은 달랑 이것뿐이다.
어제 씻지도 않고 잤으니까 아침부터 샤워...
를 해야는데, 친구가 뜨신 물이 안 나온다고.
ㅋㅋㅋㅋ 하며 걸려있는 온수기를 발견했지만
귀찮아서 그냥 찬물로 씻지 뭐. 하고 덤볐다가
얼어 죽는 줄.
바들바들 떨며 씻고 나와서 뜬금없이 속도 측정.
이번엔 렌터카 빌리면서 포켓 와이파이도 같이 빌렸다.
가격도 큰 차이 없어서 한군데 덜 들르려는 꼼수였는데
이놈 쉐키가 고속도로만 가면 정신을 못 차림.
가끔 고속도로 아닌 데서도 정신을 못 차림.
아...그냥 빌리던 데서 빌릴 걸.
멀쩡할 땐 잘 되는디..킁.
뭐 어쨌거나, 날씨 참 좋다.
일기예보를 보니 흐림이라고 되어있었는디
이건 도저히 흐릴 거 같은 날씨가 아닌디?
하늘이 그냥 파랗다 못해 시퍼렇다.
진짜 '날씨 좋다.'라는 말밖에 안 나온다.
터널도 많고-.-
여덟 시쯤 나와서 한 시간 반을 달렸는데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숙소에서 목적지를 찍었을 때의 거리가 약 320km 정도.
근데 가는 것보다도 돌아오는 게 더 끔찍한데..................
돌아올 때부터 친구랑 운전 체인지라 갠찮음 ㅋㅋㅋ
컄컄컄컄컄
그건 그렇고, 일본의 고속도로 통행료는 참 어마어마하다.
삿포로에서 하코다테까지 6420엔이었나? 왕복이면 거의 14만 원.
ETC 프리패스가 없었다면 기차 타고 움직였을 텐데 ㄷㄷ
프리패스는 사흘에 5천 엔. 하코다테 편도만으로 일단 본전은 뽑았고
첫째 날 오타루 왕복에 마지막 날 비에이까지 다녀왔으니
통행료만 계산해도 대충 2만 엔이 넘었을 듯.
어쨌거나 날씨 진짜 좋다.
날씨가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트립 어드바이저 순위권에 있는 식당을 찍고 근처에 주차.
주차비는 30분에 100엔. 생각보다 훨씬 저렴하네?
게다가 일 상한도 있어서 400엔~600엔. 비싸 봐야 800엔 정도.
주차비 감사하다. ㅜㅜ
횡단보도 건너자마자 식당이 있지만 여긴 아니고
요기가 점심 먹을 곳. 우니 무라카미 하코다테 본점!
삿포로에도 분점이 있지만, 어쨌거나 하코다테까지 왔으니까.
우니동이 유명하다는 거 같던데, 우니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가장 만만하고(?) 화려한 카이센동을 주문했다.
어차피 카이센동에도 우니가 조금 올라간다.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은 항상 더디게 간다.
타이밍이 좋았는지 웨이팅 없이 바로 앉았는데
우리 뒤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옴. ㄷㄷ
쨔쟌!
국에다 반찬이라곤 절임이 전부지만
얘가 화려하니까 괜찮아 +_+
큼지막한 꽃새우에 연어, 두툼한 관자, 우니!
그리고 오징어(아마도 갑오징어), 대게 살과 연어 알, 초밥서 본 계란까지.
요렇게 해서 3200엔. 부가세 포함 3456엔이라는 사악한 가격인 주제에
다 먹어도 배가 안 찼지만, 그래도 워낙 맛있어서 돈이 아깝진 않았드.
겁 없이 시소 씹었다가 혼났음ㅋ 어후...쎄다.
밥을 호로록 마시고 모닝 마켓 구경ㅋ
딱히 살만한 건 없었다.
생선 말린 거만 찍었네. 거대한 킹크랩들이 으마으마했는데.
가격도 으마으마...
안에 자그마한 드럭 스토어도 있어서 뭐 좀 살까 하다 비싸 보여서 말았는데
나중에 큰 드럭 스토어 들어갔더니 거기가 더 비쌈. 끙...
시간이 남아 돌아서 근처를 배회하였드.
물도 파랗고 하늘도 파랗고. 이 동네 진짜 좋흐다.
무엇보다도 한여름인데 선선하다는 게 느므 좋으다 ㅜㅜ
진짜 여름엔 여기서 살면 딱 좋을 것 같음.
그리고 겨울에는 오키나와.
저어기가 이따 저녁때 올라갈 하코다테산 전망대.
인근의 베이 에이리어에 구경거리가 있길래 바로 날아왔다.
여긴 무슨 교회라고 쓰여 있었는데 별거 없어 보여서 안 들어감.
오래된 창고? 를 개조해서 만든 건가.
한적하고 좋으다.
이 동네 진짜 맘에 든다ㅜㅜb
지나가다 아이스크림 가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그만...
요게 300엔. 끙.
우유우유한 소프트콘을 기대했지만
기대를 저버린 슬러시 같은 아이스크림이었다.
아이스크림 물고 터덜터덜.
이건 왜 찍었지...?
욜. 여기 왠지 이국적이고 좋다.
저 창고 같은 건물들 전부 기념품 같은 거 팔고 있던데
귀찮아서 안 들어감.
의미 없는 사진 한 장 추가요.
근디...
산 꼭대기에 구름이 ㅋㅋㅋㅋㅋㅋ
이거 어째 느낌이 쌔~하다.
문득 나가새끼의 악몽(클릭)이 떠오르는데.
아...아니된디...
항구(?)라서 유람선도 운항한다.
15분 코스인데 가격은 얼만지 못 봄ㅋ
날씨도 좋고 어차피 시간도 남아돌겠다...해서
스벅을 감.
영혼의 동반자 스벅 ㅋㅋㅋㅋㅋ ㅜㅜ
우리나라서 스벅을 갔던 것보다 일본서 간 게 더 많은 듯 ㅋㅋㅋ
여기서 망할 포켓 와이파이 놈이 말썽을 부려서 한참을 씨름했지.
드립 커피 춉춉.
적당히 쉬다가 나와서 낮술이나 한 잔 하려고
맥줏집을 검색했는데, 전망대랑은 완전 반대편.
주차랑 뭐랑 여러 귀찮은 게 겹쳐서 빠르게 포기하고
대신 저녁에 먹기로 했던 햄버거를 미리 땡겨서 먹습니다.
럭키 삐에로라고 하코다테 지역의 나름 유명한 집인 듯한데
트립 어드바이저 상위권에 올라있길래 음층 기대했지만
실망.
치킨버거 세트, 650엔. 버거랑 감자튀김이랑 우롱차.
콜라 대신 우롱차가 특이하지만, 난 이미 나가새끼...
아니 사세보에서 우롱차와 버거를 먹은 경험이 있지. ㄱ-
디스펜서에서 분명 콜라를 눌렀는데 우롱차가 나와서...씁.
암튼, 우롱차는 의외로 햄버거와 잘 어울리는데
정작 버거가 맛이 읎다. 첫째 날 저녁으로 먹었던 게
데리야끼 치킨 도시락이었는데...데자부를 느꼈음.
메뉴판의 1번에 있는 거라면 이게 시그니처란 얘긴디.
흐으음.
햄버거를 먹고 나오니 날씨가 완전 딴판.
아깐 분명 화창했는데 이제 꾸리꾸리하다.
그래도 워쩔겨. 네 시간이나 달려서 왔으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올라가야지.
왕복 1280엔. 걸어서 내려올 순 없으니까.
버스가 정상까지 운행하는데, 버스도 왕복 800엔 정도 한다고.
올라가 보니 주차장이 텅텅 비어서 차로 올라올 걸...하는 생각도 했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오후 10시가 넘어야만 자차로 올라갈 수 있다는 듯하다.
아무튼, 올라가 봅시다.
이제 겨우 다섯 시 남짓이라 사람이 없드.
해 질 무렵이면 여기도 줄 장난 아닐 듯.
올라갑니다
올라갑니다아
올라갑니다아아
구름이 꾸리꾸리하지만, 이 정도면 야경 찍는 덴 무리가 없을 거 같흠.
전망대에 올라가서 어느 자리가 좋은지 찍어봤는데
몇 군데 옯겨봤지만 조금 높으나 낮으나 다 거서 거기.
왼쪽에 저 튀어나온 부분은 어디서 찍어도 걸리더라.
일몰까진 한 시간도 넘게 남았는데
산꼭대기인 데다 바람도 불어서 밖은 음층 추움.
바람막이라도 입었어야 했는데 둘 다 반팔에 반바지 ㅋㅋㅋ
그래서 이렇게 따땃한 실내에서 해가 지기만을 기다렸다.
슬슬 어둑어둑해지자 (중국)사람들 신나게 모여들고 ㄷㄷ
이러다간 아무래도 자리가 없을 것 같아서 일단 올라갔다.
불이라곤 1도 안 켜졌을 때 올라가서
요게 한 30분쯤 서 있었을 무렵이었나?
운 좋게 자리가 나서 삼각대 펼쳐놓고 열심히 찍기 시작.
맘 같아선 당장 내려가고 싶었지만,
여기서 사진 찍겠다고 비행기 탄 건디.
그렇게 오들오들 떨며서 어둬질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점점 어둬지고, 이제는 제법 야경 느낌이 난다.
추워서 발꼬락에 막 쥐나고 그랬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컷이 안 나와서
계속 바들바들 ㅜㅜ
하...좋다. 일본의 3대 야경이라고 하던데, 어쨌든 예쁘긴 참 예쁘다.
나가새끼 야경의 2연속 실패를 딛고 이 정도면 성공이라고 해도 되겠지?
무거운 카메라와 삼각대 들쳐메고 다닌 보람이 있구나 ㅜㅜ
베스트 컷은 애껴뒀다가 맨 밑에서!
내려가던 길에 하치만자카에서 한 컷.
여긴 망원으로 찍었어야 느낌이 살았을 텐데 아쉽다.
요거시 내가 생각하는 하코다테 야경 베스트 컷.
요런 사진 한 장씩만 건져도 여행가는 보람이 있드.
오키나와에서 건졌던 그 만좌모 한 컷처럼.
그리곤 30분 줄을 서서 케이블카를 타고 산 밑으로,
또 4시간 차를 타고 삿포로 마사시 하우스에 복귀하니
한 시가 훌쩍 넘었기에 오늘도 안 씻고 퍼짐.
이틀 연속 드럽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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