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천하. 키크론 K3 개봉기
키크론 K1(링크)그리고 특히 K2(링크)에 크게 실망해서
그 뒤로 줄줄이 나오는 키크론 제품들 다 거르고 있었는데
가장 선호하는 75% 레이아웃에 LP 스위치. 그것도 카일, 프랄리가 아니라
키크론 자체 제작한 새 옵티컬 LP 스위치가 채용된 신제품이 나왔네?
여전히 볍신 같은 라이트 키 위치나 ABS 재질의 키캡은 맘에 안 들지만, 일단 지름.
남들은 작년에 받기 시작했는데 옵티컬 갈축(K3E3)를 골랐더니 계속 딜레이되어서는
결국 해를 넘기는 것도 모자라 달까지 넘겨서 명절 연휴 직전에 간신히 도착했다.
귀찮아서 며칠 방치했었지만...아무튼, 까보자.
가장 먼저 나오는 종이 쪼가리.
나중에 내가 보려고 찍어두는 컷.
단축키는 레이아웃이 같은 K2나 거서 거긴 듯.
특별히 할 말은 음스니 계속 까봅시다.
USB-C 케이블, 추가 키캡, 키캡 풀러
그리고 핫스왑 대응이라 스위치 리무버까지.
없으면 섭섭한 더스트 커버도 잘 들어있다.
레이아웃이나 키캡 색상 등등 K2랑 판박이.
대신 LP 스위치다 보니 전체적으로 훨씬 얇고
베젤?도 없으며 플로팅 키 타입으로 되어있다.
화이트 백라이트 버전이랑 가격 차가 크지 않아서
이번엔 그냥 RGB로 고름. 광량은 여전히 약한 편.
키보드를 딱 들었는데, 이거 엄청 가볍다.
상판은 금속인데 바닥은 이렇게 뿌라스틱.
모서리에 고무 발이 붙어있는데, 앞은 낮고 뒤는 높다.
안 그래도 하우징 자체도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데...-.-
구성품에 얕은 고무발이 있어서 그걸로 바꿔서 붙여놨는데
보다시피 키캡이 저렇게 경사가 있는 형태라 뭔가 살짝 애매.
근데 하루쯤 써보니 뭐 크게 불편하거나 어색하진 않더라.
전원 스위치랑 레이아웃 전환 스위치.
까먹고 안 찍었는데, USB-C 단자는 정 가운데에 있다.
K3는 게이트론 LP와 키크론 옵티컬 LP 중에 고를 수 있는데
키크론 옵티컬 LP 스위치는 이렇게 핫스왑이 지원된다.
키크론 자체 스위치는 아마 이게 처음 같은데, 적, 청, 갈은 물론이고
가벼운 리니어인 백축, 무거운 리니어 흑축, 무거운 클릭인 오렌지까지
여섯 종류나 마련되어 있다. 그중에 내가 고른 건 택타일인 갈축.
예전 같았음 뒤도 안 보고 적축을 골랐을 테지만
요즘 택타일의 맛을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물론, 모래 낀 적축같은 체리 갈축st는 짱시름.
아무튼, 축 얘긴 밑에서 할 텐데 이거 입력 늬낌이 대박이다.
LP 스위치라도 체리 호환의 십자 스템을 사용했고
이렇게 DSA 키캡 정도는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지만
스태빌이 들어간 키는 스태빌 체결점과
스위치 체결점의 위치가 일직선이 아님.
라는 말은 기본 키캡 말곤 못 쓴다는 얘기다.
키캡 퀄도 후지면서 왜 이렇게 만들어놨냐 시벨롬들...
체리 MX 갈축이나 카일 LP 갈축 등은 택타일이라기엔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구분감이 거의 없어서
적축에 모래알이 끼어서 걸리는 듯한 타감이라 진짜 별론데
이 키크론 옵티컬 LP 갈축은 상당한 구분감이 늬껴진다.
질리오스 수준까진 아니지만, 체리 갈축과 비교하자면
대충 질리오스쪽 2/3지점 즈음에 있는 정도?
얕은 스트로크 덕에 팬터그래프 키보드를 치는 듯한 늬낌도 드네.
팬터그래프를 오래 써와서 얕은 스트로크를 더 선호하는데
덕분에 질리오스보다도 이거 타감이 훨씬 더 취향에 맞는다.
LP 스위치라서 그렇게 시끄럽지도 않고, 덕분에 장패드를 안 깔아도
통 울림이나 스프링 소리 등의 잡소리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
같이 구매한 스위치 샘플러를 두드려보니 키크론 옵티컬 LP 스위치는
게이트론 LP 스위치보다 슬라이더가 하우징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리니어나 클릭 스위치는 차라리 게이트론 LP 축이 더 나을 수도.
그래도 다행인 건 카일 LP처럼 잘그락잘그락 거리는 소리는 안 난다ㅋ
갈축만 배송이 계속 지연돼서 적축으로 바꿀까 하다가
기다린 게 억울하고 아까워서 안 바꾸고 그냥 받았는데
키크론 옵티컬 LP 갈축이 사실상 이 키보드의 9할인 듯.
요고 물건이네. 아, 물론 키보드 말고 스위치만ㅋ
다른 스위치로 샀으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바로 서랍행 됐을거임.
그 론 데 . . .
딱 30분 만에 치명적인 문제점을 찾았다.
예전에 빈포크 탭텍이나 키크론 K1 초기 모델에 있었던
키 입력 민감도 문제가 이 스위치에서도 나타난다.
보통 택타일 스위치는 택타일 범프가 끝나는 시점에서 입력이 되지만
이놈은 택타일 범프가 시작되는 즈음에서 입력이 되어버린다.
적축과는 다르게 Pre travel(이거 뭐라고 번역해야...) 구간의 키압이 엄청 가벼워서
손을 살짝 얹고 있어도 이 Pre travel 구간은 이미 다 눌린 상태가 되고
거기서 아주 살짝만 힘이 들어가도 키 입력이 되어버린다.
이게 다른 키보다도 스페이스 바의 모서리 쪽이 특히 불편해서
일단 리니어 스위치로 바꾸고 하루 정도 써봤는데
적축으로 바꾼 스페이스 바는 괜찮았지만, 다른 키들은
의도치 않게 두 번 입력이 되는 등의 문제가 여러 번 발생해서
결국 24시간 만에 서랍행. 1일 천하는 그렇게 싱겁게 끝나버렸다.
스위치의 입력 느낌은 진짜 느므 좋은데, 입력점이 시벌이네.
하아.
키크론이 또 키크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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