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장아찌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하다 하다 이제 별걸 다 만든다.
사건의 발단은 옆집 할므니께서 맛보라고 주신 매실 장아찌 무침.
봄 따위 패스하고 초여름 날씨가 되어버린 탓에 입맛이 통 없었는데
새콤한 매실 장아찌 덕분에 끼니마다 밥 한 공기씩 뚝딱! 해치웠다.
그렇게 먹어대다 보니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동이 나버렸고.
그리고 '이참에 만들어 먹을까?' 하는 생각은 싹트기 시작했고 -_-
살까 말까 망설이던 찰나에 또 옆집 할머니께서...
이번엔 매실을 주셨다. 그것도 3kg씩이나. 크크 +_+
그렇게 뜻하지 않은 득템을 기뻐하며 장아찌 담그기를 시작하게 되는데...
직접 기른 레알 무공해 매실 3kg. 그리고 매실을 후려칠 때 쓰기 위한 맥주병. 사랑해 레페브라운>_<
사실 유리병은 왠지 불안해서 나무 방망이를 쓰려고 했는데, 찾아도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어디간겨...
사진으로 보기에도 매실이 좀 잘다. 이런 작은 매실은 장아찌보다는 매실주를 담그기에 더 적합하다.
과육이 얼마 안 나옴은 물론이요, 작을수록 씨를 발라내기가 훨씬 어렵다. ㅜㅜ
매실 두들기다 내 손꼬락까지 같이 두들긴 적이 한두 번이 아님 ㅜ_ㅜ
암튼, 내년에는 그 좋다는 남고 매실 큼직한 녀석으로 담가야지. ㅜㅜㅜ
본격적으로 작업 시작. 아, 물론 미리 씻어서 뽀송하게 말려두는 건 필수.
소금물에 담가두었다가 꺼내서 쓰는 사람도 있던데, 과육이 더 아삭아삭해진다나?
물론 귀찮으므로 다 패스했다. 그냥 대충 헹궈서 말려놓고~ 꼭지 따기 시작.
이쑤시개로 콕콕 찔러도 되지만 역시 귀찮으므로 그냥 칼끝으로 톡톡.
그리고 요렇게 세워두고 통통 내리치면 된다.
미리 십자 모양으로 칼집을 내두면 더 깔끔하다고 하던데
매실이 작아서 그런지 그냥 두드려패도 모양은 나름 괜찮더라.
자, 이제 짜증과 스트레스와 염원(?)을 담아 사정없이 우당탕퍽퍽퍽푸악
하면 큰일 나요.
적당한 힘으로 통통탕탕통통 두들겨줘야 한다.
너무 세게 후려갈-_-기면 과육이 상하고 육즙과즙이 분출되는 불상사가 발생하며
최악에는 절반만 분리될 수도 있다. ㅜㅜ
어쨌든 적당히 두들기면 이렇게 손쉽게 뼈와 살...아니 씨와 살을 분리할 수 있음.
칼집을 내지 않아도 이렇게 적당하게 잘 쪼개진다. ^0^
중간에 혐짤 죄송. 근데 이거 정말 위험(?)하고 중요한 문제다.
장갑을 끼지 않고 작업하다간 이렇게 될 수 있다. 단순히 팅팅 불은 게 아니라 따갑기까지 했다.
아무래도 두들기면서 흘러나온 약산성의 매실 과즙이 손꼬락을 이렇게 만든 것 같다.
그러니 무조건 위생 장갑! 여러분의 손꼬락은 소중하니까요.
내 손꼬락은 이미...
네 시간에 걸친 대장정 끝에 3kg 분량의 매실 분리 완료!
큼지막한 녀석으로 5kg이었다면 오히려 작업시간은 단축되었을 듯.
여러분 매실은 큰거 사세요. 두 번 사세요 ㅜㅜ
물론 매실주 담그기엔 작은 게(+황매) 좋지 말입니다.
어딘가에 굴러다니던 병을 공수해다가 설탕과 매실을 들이붓기 시작.
그리고 초토화된 식탁 ㅜㅜㅜ 엄마 미안. 설탕은 매실과 1:1 비율로 섞어주면 된다.
유기농 설탕 같은 거 쓰면 더 좋긴 할 텐데, 당연히 없으니까 또 패스다.
까기 전엔 3kg이었는데 설탕을 넣다 보니 2kg정도 밖에 안 들어가더라. 씨를 발라내서 그런가 -_-a
캐러멜이 들어간 황설탕보단 백설탕이 좋다. 황설탕이 매실 특유의 향을 떨어트린단다.
라고 보고 썼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황설탕이 아니라 흑설탕.
황설탕은 원당 100%고 백설탕은 황설탕을 한번 정제해서 만든거란다. 황설탕이 더 좋은거구나 ㅜㅜ
암튼, 맨 위에 마무리는 설탕을 두껍게 올려주는 센스.
으쨌든 완뇨!
다음 날 아침. 적당히 녹았다. 거품은 설탕이 가라앉아 있어서 좀 흔들다 보니 생긴 거.
하루 더 지나서. 설탕이 완전히 녹았다. 오른쪽이 더 많아 보이는 건 착시 ^^*
가 아니라 엄니가 저쪽에서 꺼내서 꾹꾹 눌러담으셨다고. -ㅂ-
이대로 햇빛이 들지 않은 서늘한 곳에서 보름 정도 지나면 먹어도 된단다.
누군 한 달이라고 하던데...일단 보름 지나서 먹어보고 아니다 싶음 보름 더 묵히지 뭐.
열흘 후가 기대된다. +_+_+_+
먹을 수...있겠지? ㄱ-
여름 입맛을 부탁해 장아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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