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서랍을 정리하다 아이폰 3Gs 케이스가 잔뜩 있는 걸 발견하고
다 버리고 쓸만한 한 개만 남겨서 방바닥에 굴러다니던 3Gs에 끼우려는데
케이스가 들어가지 않았다.
분명 3Gs용 케이스가 맞는데...왜? 어째서?
그리고 깨닫기까지 1초의 시간이 걸렸다.
학대를 견디다 못한 3Gs 노인의 배가 불러있었던 것이다.
조심스레 전원을 넣어보니 켜지긴 했지만, 배가 불러버린 이상
시한부라는 건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조심스레 액정을 분리했다.
언뜻 봐도 심하게 부풀어 오른 모습.
기판을 들어내자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할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약 3년하고도 6개월간 온갖 시련과 고초를 겪던 노인은
이렇게 쓸쓸한 말로를 맞이하게 되는데...
그리고 3일 뒤.
장기가 적출된 노인은 여전히 처참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노인을 다시 살려내기 위한 장기 이식 및 봉합 수술에 들어갈 예정.
이식할 장기가 도착했다. 정품과 마찬가지로 1220mAh라고 하는데
대륙에서 넘어온 밀매된 장기라 믿을 수가 있어야지.
양면테입이 이미 붙어있다. 위치 잘 잡아서 원래 자리에 대충 붙여주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13초 만에 장기 이식이 끝났다. 어렵지 않은 수술이었다.
봉합하지 않고 심폐소생을 해 본다. 다행히 잘 살아났고, 잘 움직인다.
봉합 완료. 이식수술 끝.
노인, 이렇게 되살아났으니 앞으로 2년은 더 버텨줘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