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무슨 일이 일어나진 않았지만, 왠지 기분이 축축 처지는 그런 날.
다들 살면서 이런 날이 가끔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주 토요일. 이날이 그런 날이었다.
서울을 다녀오면서도 이상하게 뭔가 찝찝한 그런 기분.
피곤한 내 몸 상태도 한몫했으리라 생각하지만
뭐 아무튼, 오는 길에 유류 게이지가 바닥을 치길래
평소처럼 단골 주유소에 들러 가득!을 외치고 집에 왔다.
마침 유배 갔던 동생이 집에 왔기에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로 했고
다시 시동을 걸고, 슬금슬금 출발해서 한 5분쯤 지났을까?
얼씨구야. 야 너 임마 왜 이래 ㅜㅜ
허허. 당장 OBD를 꼽아서 확인하고 싶었지만, 기계가 집에 있어서 볼 수 없었다.
일단 수동이니 변속계통은 아닐 거고, 그렇다고 엔진 쪽 문제라고 보기엔
노킹도 없었고 부스트도 멀쩡하게 잘 뜨는 걸 보면 동력계의 문제도 아니지 싶어서
그냥 냅뒀다. (라고 쓰고 최대한 살살 움직였다. 혹시나 해서 ㄷㄷㄷㄷ)
토요일 저녁이라 카센터들이 전부 문을 닫은 상황이었으니 뭐 어찌할 방법도 없었고.
어쨌든, 좀 찝찝하지만 잘 굴러가니까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식사하러 갔는데
종업원이 테이블을 치우다 내 옷에 엎음. 헿헿헿 ㅜㅜ
후...
오늘 느지막이 퍼런 손에 들러서 점검해봤는데 그냥 연료 레벨 센서 오류라더라.
이미 카페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종종 봐왔기에 그러려니. 큰 문제 아니니까 더 그러려니.
이번엔 그냥 고장 코드만 지우고, 다음번에 또 같은 문제가 생기면 교환하기로 했다.
별문제 아니었고, 결론적으로 내 옷에 국물 좀 쏟은 거 빼면 큰 탈은 없었지만...
이상하게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분이 쫌 그르타.
이럴 때일수록 더 챙겨야지.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