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 X-T2, 한 가지의 치명적인 단점
X-T2를 사놓고 제대로 쓴 건 대만 여행 때(클릭) 뿐이긴 한데...
어쨌든 사진 잘 나오고, 퍼포먼스도 이만하면 충분히 좋다.
물론, 단점도 많다. 미러리스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EVF의 이질감이나 DSLR 대비 짧은 배터리 사용 시간
그리고 소니가 A7 시리즈를 워낙 후려쳐서 가성비도 별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소니(와 캐논)는 극도로 싫어해서 후지를 골랐고
이미 이런 단점을 알면서도 샀다. 감당할 수 있는 문제란 얘기다.
소니 신형 제품들 배터리 빵빵하게 키운 건 좀 부럽긴 하지만...
아무튼, 저것들은 그저 조금 불편한 요소일 뿐이었다.
연사를 갈기고 열심히 버퍼가 비워지는 도중 전원을 껐다.
당연히 꺼지지 않고 버퍼에 남은 사진을 SD 카드에 저장하는데
도중에 다시 전원을 켜서 셔터 버튼을 눌러보니 묵묵부답.
그리고 버퍼가 다 비워지면 그냥 전원이 꺼진다.
전원 스위치가 분명 'ON' 위치에 있는데도 말이다.
다시 켜려면 전원 스위치를 껐다가 다시 켜거나
셔터를 완전하게 눌러줘야 한다. 반 셔터로는 안 켜진다.
LX100의 배다른 쌍둥이인 D-LUX typ 109에서 같은 테스트.
전원을 껐다가 켜는 순간 바로 다시 촬영 대기 상태가 되고
버퍼가 비워진 만큼 즉시 촬영을 이어갈 수 있다.
이게 정상이다. 구시대 미러리스인 파나소닉 GF1에서도 이랬고
벌써 15년이 지난 니콘 D70도 그랬다. (오래돼서 가물가물하지만...)
이 이야기는 세월을 거슬러 D70에서부터 시작되는데...
D70의 전원 켜는 속도는 당시 경쟁 기종들보다 월등하게 빨랐다.
MF로 놓고 셔터를 누른 채 전원을 켜면 동시에 사진이 찍힐 정도로.
그러니 손에 들고 다니다가 촬영이 필요할 때 파인더에 눈을 대면서
동시에 전원을 켜도 이미 촬영 준비가 모두 끝나있는 상태.
덕분에 켜고, 찍고, 끄고. 이렇게 써도 문제 될 게 1도 없었다.
그 뒤로 또 오래 사용했던 GF1. 역시 켜지는 속도가 빨랐고
무엇보다 미러리스라서 데세랄보다 배터리 소모가 컸기에
특히나 '끄고' 가 필수였다. 그리고 그대로 습관이 되었다.
버퍼를 비우는 도중에 다시 찍어야 할 상황이 생겨도
위 영상의 D-LUX처럼 그냥 켜서 촬영을 이어가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X-T2는 위 영상에서 본 것처럼 중간에 전원을 끄면
버퍼를 모두 비울 때까지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가 된다.
덕분에 대만 여행에서도 놓친 장면이 꽤 많음.
더워서 카메라가 맛탱이 간 줄 알았다. -_-
십 년 넘은 촬영 습관을 하루아침에 고치는 건 불가능하고
이 똥 멍청이 같은 문제를 좀 해결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후지필름 미쿡 홈페이지에 '본사에 문의 보내기'를 눌러서
번역기 돌려가며 쓴 문장에 영상을 첨부해서 보냈는데
지역을 한국으로 했더니 후지필름 코리아에서 답신이 옴.
이럴 거면 번역기는 왜 돌렸냐. ㅜㅜ
어쨌거나 한국어로 자세한 상황 설명을 보냈고,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본사도 아닌데 그게 되겠나.
이번엔 일본 홈페이지에서 다시 보냄.
메뉴 구조가 더럽게 복잡해서 한참 헤맸네.
그리고 몇 달째 답신 없음. 끌끌.
올가을에 X-T3가 나올 거란 루머가 있던데
호옥시나...하는 기대를 한 번 가져본다.
소니는 누가 준대도 쓰고 싶지 않고
딱히 맘에 드는 다른 미러리스 카메라도 없으니
안 고쳐주면 그냥 내 습관을 고치는 수밖에.
야호! 짜증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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