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안 써본 놈이 만든 게 확실함. 마닉 K61 개봉기
이 녀석은 내가 원하는 키보드의 조건에서 빠지는 게 느므 많은 물건인데
카일 박스 백축의 평이 워낙 괜찮길래 순전히 호기심에 사봤다.
가격도 꽤 착하고, 정발이라 처분도 가능할 테고...크흠.
아무튼, 까보자.
마닉 K61.
마닉은 마이크로닉스의 줄임말 ㅋㅋㅋㅋㅋ
키보드 잘 들어있구요.
고 밑에 키보드랑 키캡 리무버, 매뉴얼
그리고 얇은 파우치까지 하나 들어있다.
박스 뒤에는 Micro USB 단자라고 적혀 있던데
내용물은 USB-C 케이블. 박스 새로 찍기 귀찮았나 ㅋㅋ
펑션 키를 날린 아담한 61키 배치.
60%라고 부르기도 하고 포커 배열이라고도 하던데
이 배열을 가장 먼저 선보인 키보드 이름이 포커라서 그른 듯하다.
그게 아니면 가장 유명한 키보드가 (보텍스기어) 포커라거나.
아무튼, 쿨마 SK621(링크) 보다 키 개수가 더 적다.
그래서 방향키가 사라짐.
태생적 한계는 어쩔 수 읎고.
정발이라서 한글 각인도 챙겨준 건 매우 고맙지만
영문에 한글 각인에 특수 키까지 모두 다 찍어놔서
이렇게 몇몇 키는 각인이 겹치기도 하고 엄청 지저분.
그나마 흰색이라라 이렇지, 검정색은 더 지저분해 보이더라.
카일 박스 백축.
오로지 이것 때문에 샀다.
알록달록쓰.
요즘 RGB는 기본 소양인 듯.
PC도 RGB로 번쩍번쩍하고...흠...
20년 전 뉴 밀레니엄 시절에 유행했던 건데
요새 다시 유행하는 거 보면 촌스럽기도 하고
아무튼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
조명은 사진 찍을 때만 켜고 바로 끔.
사진 찍을 땐 그럴싸해 보이거등 ㅋㅋㅋㅋㅋㅋ
카일 박스 백축은 정말 매력적이었드.
내려갈 때 한 번, 올라올 때 한 번 이렇게 두 번 딸깍거리는데
나름 타수가 좀 나오는 편이라 타이핑할 때 정신없지만,
볼펜 딸깍이는 듯한 소리가 은근 중독성 있다.
소리와 별개로 누르는 느낌 자체도 쫀쫀하고.
좀 시끄럽긴 해도 청축보단 조용한 편이라서
이건 어찌어찌 쓸 수는 있겠는데 싶은 생각도 든다.
근데 스위치 테스터로 눌러 본 체리 청축은
로프리 닷(링크)처럼 정신없이 시끄럽진 않던데.
게이트론 축이 문젠 건지 로프리 닷이 문젠건지는
판매자 놈이 취소를 죽어라 안 해줘서
어쩔 수 없이 배송 중인 청축 키보드가 오면 확실해지겠지.
왠지 로프리가 잘못했을 듯한 늬낌이...
암튼, 가벼운 키보드인데도 잡소리가 거의 안 들린다.
자그마하게 나긴 하는데, SK621처럼 심하진 않음.
내부 구조는 생각보다 잘 만든 듯하다.
하지만 하우징의 마감은 쫌 별로임.
그리고 분명 새 키보드인데도 키캡 몇 개가 오염돼있다.
클리닝 티슈로 박박 문질렀는데 지워지지도 않고. -.-
6만 원대의 가격이니까 참자...참...자...
근데 이거 진짜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보통 키 개수가 모자란 키보드들은
Fn키를 조합해서 없는 키를 대체하곤 한다.
키 개수가 부족한 키보드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61키인 이 키보드 역시 Fn키의 활용은 필연적이다.
그런데 다른 키보드는 Fn+특정 키를 누르는 즉시 작동하지만
이 키보드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펑션 키를 쓰려고 하면
Fn+1을 5초간 눌러서 1번 모드 변환을 켜줘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숫자 키를 쓸 수 없다. ㅋㅋㅋㅋㅋ
숫자 키를 쓰려면 다시 Fn+1을 5초간 눌러서 꺼야 함.
WASD나 우측 알트, 메뉴 등을 방향키로 쓸 수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5초간 눌러서 활성화 해줘야 한다.
그마나 펑션 키의 경우 작년에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서
활성화하지 않아도 Fn+숫자로 바로 입력이 가능해졌으나
나머지는 노댑.
다른 포커 배열 키보드를 대충이라도 참고했으면
이따위로 설계하지는 않았을 텐데
이거 만든 놈은 키보드 안 써보고 만든 게 확실하다.
그게 아니면 어떻게 해야 더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지 연구했다던가.
이 가격에 하드웨어는 진짜 잘 만들었는데
노답이다. 핵노답.
아, 그리고 이 키보드는 ~ 입력 불가^^^
덧,
이거 MOTOSPEED의 CK62라는 제품을
스위치만 바꿔서 파는 건듯.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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