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이 넘게 팬터그래프 키보드만 고집하던 인간이었기에
기계식 키보드는 쓸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어쩌다 보니 또 이렇게 됐다.
사실 이것보다 다른 키보드를 먼저 질렀는데
해외배송이라 받아보려면 아직도 멀었고
대신 국내 정발된 요놈이 먼저 와버렸네.
그래서 그게 므냐면
Lofree DOT.
어차피 제목에 다 써놓은 거.
액쉐서리 박스라고 써놨지만
들은 건 Micro USB 케이블뿐이다.
케이블이 들어있다는 건 내장형 배터리라는 뜻!
그리고 요곤 유선으로도 쓸 수 있는 물건.
저렇게 케이블이 ㄱ자로 꺾여있는 건
단자가 옆구리에 박혀 있는 탓이다.
그래서 키보드는 이렇게 생김.
타자기를 연상케 하는 동골동골한 키캡이 포인트다.
어쩌다 보니 K380(링크)에 이어 연속으로 동그란 키캡.
사이즈는 대충 요만하다.
두께 차이가 상당한데, 위에서 찍으니 고게 고거 같네.
그리고 빽라이트!!!!!
하지만 K810을 쓰면서도 신기해서 며칠 쓰고
그 뒤로 수년간 딱히 켜본 적은 음슴.
켜봐야 배터리만 잡아먹는다. 충전하기 귀찮.
어차피 자리는 다 외우고 있어서
어두운 곳에서 타이핑할 때도 문제 읎다.
그래도 켜놓으니 괜히 이쁨.
그건 인정.
그렇게 처음 접한 이 기계식 키보드는
게이트론의 청축을 쓴다.
청축이 시끄럽단 소리는 누누이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거 환장하게 시끄럽네 ㄷㄷㄷ
일단 스트로크가 깊어져서 좀 어색했는데, 금방 적응될 거고
하지만 동그란 키캡이 깊은 스트로크를 만나 걸리적거림을 유발한다.
스페이스 옆에 한/영 키가 아니라 메뉴 키가 박혀있는 것과
반대쪽엔 Fn/Ctrl/Win/Alt 배치가 아니라 Win/Alt가 바뀌어 있는데
이건 키매핑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Fn키가 가장 좌측에 있는 건 어찌 할 수 없겠구로.
기계식 키보드이면서 무선, 백라이트, 심지어 정발에다가
개취지만 예쁘장한 외관까지 갖춘 게 9만 원.
키캡이 쬐끔 싼 티 나는데 이 가격에 이 정도 구성이면
꽤나 매력적인 제품이 아닐까 싶다.
그치만
느므 시끄러워.
집에서만 쓰려고 산 물건이라도
이 소음이라면 사용 불가다.
재포장 가즈아.
그리고 앞으로 청축은 안 쳐다보는 걸로.
근데
알리에서 주문한 거 하나가 청축인데...
판매자 시키가 취소 요청한 지 이틀 만에 답하면서
이미 발송됐다고 취소를 안 받아주네...
근데 아직도 운송장 안 찍혔던데?
캐생키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