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 식도락 강원도 여행 - 춘천 낙원닭갈비
중앙시장에서 먹거리를 잔뜩 사 들고 집을 향해 출발! 하고 내비를 딱 찍었는데
왔던 길과 경로가 다르다. 갈 땐 분명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강릉을 스쳐 속초로 왔고
돌아가는 길도 똑같을 줄 알았는데, 미시령고개를 넘어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지나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는 경로로 안내한다. 영동고속도로가 막히나?
아무 생각 없이 내비가 알려주는 길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미시령고개를 넘어 춘천까지 가는 길이 진짜 장관이다. 단풍이 물들지 않았는데도 완즌 멋있었음.
운전하는 중이라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ㅜㅜ 흑.
아무튼, 고속도로에 올라타서 스믈스믈 가고 있는데 남춘천을 지나자 살짝 막히기 시작한다.
게다가 세 시간 만에 배가 고파오기 시작. 분명 출발 전에는 점심 늦게 먹었으니까 바로 집으로 가자고 했었는데 ㅋㅋㅋㅋ
그때쯤 뒤에서 널브러져 자던 동생이 깨어나서 한마디. '여기 춘천이야??? 닭갈비 먹고 가자~~~'
조아쓰. 계획대로야 ㅋㅋㅋㅋㅋ
몇 달 전에 잡지에서 보고난 뒤 다른 건 몰라도 춘천에 들르게 되면 숯불 닭갈비는 꼭 먹고 오리라 다짐했는데
역시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지나 보다. (?)ㅋㅋ
바로 고속도로를 내려와서 '원조숯불닭불고기' 집을 찾아 풀 악셀.
목적지 근처에 도착하니 완전 침침한 골목. 내비가 미쳤나.
이런 데에 무슨 맛집이 있다고 ㅡ_ㅡ 라고 투덜거리며 모퉁이를 돌자
헐. 사실 요건 밥 다 먹고 나와서 찍은 사진. 처음엔 이거보다 두 배는 더 많이 서 있었다.
안을 보니 테이블 개수도 몇 안 되고, 다른 허름룩 맛집들과 마찬가지로 줄은 좀처럼 줄어들 생각을 안 하고.
난 끝까지 기다려서라도 여기서 먹고 싶었지만, 내 옆에 있는 두 사람이 날 죽일 기세로 쏘아보고 있기에
하는 수 없이 근처에 다른 가게를 찾기로 했다. ㅜㅜ
어찌 됐건 '춘천'에서 '숯불 닭갈비'만 먹으면 내 목적은 달성(?)하는 거니까. 현실과 타협하자 TㅁT
가까운 곳에 있는 낙원닭갈비. 철판 닭갈비를 메인으로 하는 집 같았지만,
마땅히 다른 곳이 없어서 일단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일반적인 '닭갈비' 하면 떠오르는 철판 닭갈비와는 사뭇 다른 비주얼의 숯불 닭갈비.
닭갈비라기보단 닭 불고기에 가까운 모습 ㅎㅎ
이모님께서 서빙과 동시에 판에 올려주셔서 덜어내고 남은 사진만 ㅋㅋ
새콤한 상추 무침.
깻잎이랑 상추.
얼얼함을 달래줄 동치미.
양념 고기는 육해공을 막론하고 신경 써주지 않으면 태워 먹기 십상이다.
우리 집 두 여성분은 고기 맛없게 굽는 데에 천부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어서
여기서도 내가 구웠다. 집 안에서도 밖에서도 고기는 무조건 내 담당. ㅋㅋ ㄱ-
잘 익었나 확인차 슬그머니 한 입...
오옷!!!+_+ 단천식당의 명태회냉면에 이어 두 번째 美味를 보았다!!!
닭고기라 느끼하지 않고, 양념은 매콤하게 잘 되어있었으며 숯 향(불 냄새)가 적당히 배어들었다.
맛있다. ㅠ_ㅠb
원조숯불닭불고기집이 이보다 더 맛있다면 그야말로 천상의 맛일 테지만
이것보다 더 맛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정말 맛있었다.
배를 두드리며 나왔는데, 여긴 여전히 줄이 징하게 늘어져 있는 걸 보니 더 흐뭇 ㅋㅋㅋ
이제 정말로 모든 식도락 끝! 그리고 식도락 여행기도 끝!
겨우 이틀이었지만, 진짜 어마어마하게 많이도 먹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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