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변태적이고 가장 쓸모 없는 카메라 소니 QX1 개봉기
2013년 가을이었나? 소니는 QX10과 QX100이라는 변태적인 카메라를 출시했다.
액정을 없애고 모바일 기기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그야말로 변태스러움의 극치인 물건.
10배 줌+코딱지 센서인 QX10은 사진 퀄리티가 폰카와 크게 다를 바 없었지만
RX100과 같은 1인치 센서+3배줌 렌즈를 사용하는 QX100은 그래도 꽤 화질이 좋았다.
아무튼, 소니는 작년 여름 QX1이라는 물건을 잇따라 내놓으며 그 변태성이 극에 달했음을 알렸다.
APS-C 크기의 센서를 사용하는 렌즈 교환형 미러리스를 그대로 옮겨놓은 게 이 최강변태 QX1의 정체다.
같이 출시한 QX30이라는 30배 줌+코딱지 센서의 진짜 변태를 위한 카메라도 있다.
뭐 어쨌든 샀다.
아무래도 생긴 게 남다르다 보니 네모 반듯한 상자가 아닌 원통형 상자에 담겨있다.
하지만 매뉴얼까지 동그랗게 만들 수는 없을 터.
구성품은 이렇다. 본체에서 바로 충전할 수 있어서 충전기가 없음.
그래도 그렇지 AC to USB 어댑터 정도는 하나 넣어주지 그것도 없네.
왼쪽 아래에 렌즈 캡처럼 생겨 먹은 물건은 모바일 기기에 거치하기 위한 고정 클립.
궁둥이를 열면
배터리와 메모리를 넣는 공간이 나온다. 덮개 쪽에는 와이파이 SSID와 PW가 적혀있고.
메모리는 Micro SD와 메모리스틱 M2라는 규격을 동시에 지원하는데
이게 Micro SD 메모리를 뒤집어도 걸리는 것 없이 슬롯에 쏙 들어간다. -_-
분명 넣었는데 자꾸 메모리가 없다고 오류가 나서 고장 난 줄 알고 한참 뻘짓함.
문제 있으면 이렇게 빨간불 들어옴-_-
생긴 게 괴상해도 있을 건 다 있다. 비록 GN이 4밖에 안 될지라도.
셔터 버튼도 마련되어 있다. 물론 반 셔터도 지원함.
사진 한 장을 찍고 저장하는 동안 화면에 골뱅이가 뱅글뱅글 돌아가는데
그 사이에 모바일 기기에서는 화면 터치가 안 돼서 촬영이 불가능하지만
이 셔터 버튼으로는 저장하는 동안에도 촬영할 수 있다.
단지 두어 장 쯤 찍으면 라이브 뷰가 멈춰버린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겠지.
오른쪽엔 조그만 정보창도 달려있다.
SELP1650 렌즈를 물리고 셀카샷.
원통형이라 정면에선 이렇게 기기가 거의 다 가려진다.
원격 촬영을 처음 접했다면 신기했겠지만, GM1으로 이미 쓸 만큼 써봐서 그닥.
그리고 앱의 동작 전반에서 파나소닉 쪽이 소니보다 훨씬 매끄럽고 사용하기 편함.
그래도 삼성 카메라용 앱보다는 이천만 배쯤 낫다.
클립을 장착하고 요래요래 펼치면 폰에 거치할 준비가 끝난다.
위쪽 클립이 늘어나서 크기가 쫌 큰 기기에도 충분히 거치할 수 있...지만
요즘 것들은 너무 커서 아이폰6 플러스나 노트4는 안 된다더라.
그래도 아이폰 6에는 무난하게 거치 가능 ㅋㅋ
누가 뭐래도 영락없는 카메라 화면이다.
다만 QX10, 100때도 지적됐었던 M 모드는 여전히 지원하지 않는다.
왜??? 그거 지원하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닐 건데 대체 왜??????
아이폰은 NFC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연결할 때 손이 많이 간다.
카메라를 켜고, 아이폰 환경설정에서 기기의 와이파이에 접속한 다음 플레이 메모리즈 앱을 실행.
NFC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그냥 띡 하고 접촉하면 끝인데.
일반적인 미러리스 카메라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충 이 정도 설정은 가능하다.
별 의미 없는 샘플 샷.
폰 속의 폰 ㅋㅋ
이 개봉기에 쓸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카메라.
너저분한 샘플 샷
사실 QX100은 나름 관심이 있어서 구매 직전까지 갔었지만
RAW 촬영이 지원되지 않아서 아쉽게 접었었는데, 이 녀석은 RAW 촬영이 된다.
알 사람은 다 알겠지만, 내가 사진을 발로 찍기 때문에 RAW 촬영이 안 되면 크닐나거든.
근데 구매한 지 벌써 3주가 되었는데도 이거 참...
진짜 변태적인 물건이지만 도무지 이걸 어디다 써야 할지 모르겠다.
굳이 QX1이 아닌 a5000, a5100 같은 미러리스로도 똑같이 사용할 수 있거등.
더군다나 저것들은 액정이 있어서 카메라만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물론, QX1도 기기와 연결하지 않아도 촬영이야 할 수 있지만
액정이 없으니 어떻게 찍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게 아주 큰 문제겠지.
그리고 전원만 띡 켜면 되는 미러리스와 다르게 첫 촬영까지 준비시간도 오래 걸리고.
액정이 없는 만큼 a5000 대비 50g 정도 가볍기는 하지만, 부피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 스마트폰 같은 기기가 필수요소이기 때문에 두 기기의 배터리를 챙겨야 한다.
가뜩이나 와이파이로 연결해서 촬영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도 늘어나는데
폰 배터리가 간당간당하면 사진 찍는 것도 조마조마하다는 얘기.
심지어 a5000은 QX1보다 가격도 저렴해.
센서가 같으니 결과물도 같고, M 모드도 된다. 대신 터치가 앙댐
QX1은 진짜 대체 어디다 어떻게 써야 해?
덧,
올림푸스가 이놈과 같은 물건을 컨셉으로 내놨던데...
하지 마. 그러지 마. 변태는 소니 하나만으로도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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