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끄적끄적'이라는 이 카테고리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는 물건도 없을 거다.


철기, 청동기도 아니고 무려 구석기시대 유물인


마이크로소프트 Zune HD!!!




아무리 리퍼래도 이게 아직 남아 있다는 게 그저 신기할 따름-.-




포장은 참...할 말이 없을 정도로 허술하다.


정품 박스는 꽤 이쁘장하게 생겼었는데...흑.




구성품도 조촐.


사실 리퍼 아닌 새 제품이어도 들은 건 몇 개 없다.




근데 왠 로지텍???!???!?!???




헑. 무려 UE350이 들어있다!!


현재 아마존에서 꽤 쌈마이쌈마이한 가격에 팔리고 있긴 하지만


국내 정발가 6.9만 원, 최저가도 4만 원대까지 했던 물건인데!


괜히 득템한 기분ㅋ


잠깐 들어보니 V자 이퀄의 보편대중적인 세팅.


가격 대비 성능이 꽤 괜찮은 리시버다.


하지만 이거 말고도 서랍에 굴러다니는 게 많으므로 봉인ㅋ




독자규격의 단자를 쓴다. PDMI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거 같고


준 이외의 기기에서는 안 쓰는 케이블이니 잃어버리면 골치 아플 듯.




말끔하게 생겼다.


사실 블랙보다 실버가 더 예쁜데...블랙밖에 없었어.




등짝. 사진으론 표현되지 않았지만


금속 질감과 헤어라인 처리된 마무리가 좋아 보인다.




좌측에 이상한 버튼이 하나 있고, 우측에는 아무것도 없다.


깨알같이 쓰여있는 헬로 프럼 씨애를. 마소 본사가 있는 곳이 씨애를.




상단에는 전원/잠금 버튼이, 그리고 하단에는 이어폰 단자와 독자규격의 연결 단자가 있다.


전면의 Zune 로고 밑에 있는 건 홈 버튼(과 비슷한 기능)




전원을 넣으면 이렇게 Zune 로고가 잠깐 나왔다가 사라진 다음




막대기가 차오르기 시작한다.


부팅은 약 20초 정도. 꽤 빠른 편이다.




석기시대 유물이지만 그래도 아몰레드라고 색감은 화려하다.


윈도우 폰의 모태가 된 만큼 잠금화면부터 상당히 많이 닮아있다.




윈도우 폰의 핵심이었던 타이포 UI




정말 오랜만에 깔아본 Zune HD 플레이어.


2011년 이후로 업데이트가 끊겨서 그때 그 모습 그대로지만


2015년인 지금 봐도 GUI는 참 예쁘장하다.


요즘 유행하는 플랫한 UI와도 잘 어우러질 비줠.




급하게 몇 곡만 밀어 넣었다.


구시대 유물이라 역시 전송속도는 극악.


3~4MB/s 정도 나오는 거 긑음.




재생 화면은 최근 윈도우 폰의 음악 앱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조작성은 똥.


명색이 MP3P임에도 외부에 재생관련 버튼이 없다.


아이팟 터치도 하다못해 음량 버튼이라도 마련해 두었건만.


Zune HD는 좌측에 망측한 버튼만 딱 하나 존재하는데


고놈을 누르면 이렇게 조작 GUI가 오버레이 된다.


잠금 상태에서도 바로 뜨기는 하는데, 어쨌든 직관적 조작이 불가능하고


음량 조절마저도 기기를 꺼내서 2단계에 걸쳐 조작해야 한다는 점.


MP3P로서 가져야 할 조작성은 똥 of 극악.




인터넷도 되긴 되는데...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안 쓰는 게 좋겠다.


페이지 하나 여는 데 한 시간씩 걸려.


해상도가 즈질이라 보이지도 않고-.-




괜히 유물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이 녀석 2009년 9월에 나왔다.


근데 이 녀석이 나오기 일주일 전에 아이팟 터치 3세대가 나왔었다.


아이팟 터치의 대항마로 당시 상당히 떠들썩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게 과연 아이팟 터치보다 한구탱이라도 나은 부분이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1ms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오.'라고 대답할 수 있다.


그래서 시원하게 말아먹었고, 나름 핏줄이 이어진 윈도우 폰 역시


제대로 어깨 한번 펴보지 못한 채 계속 망테크를 타고 있으니...


휴.


너도 서랍 속으로 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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