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 후쿠오카 여행 둘째 날 - 계획은 언제나 온전하게 실천된 적이 없었지.
초딩 때 방학이 되면 어김없이 그리던 방학 계획표를 기억하는가?
요즘 아가들도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어쨌거나 그 망할 놈의 계획표는
단언컨대 단 하루도 지켜본 적이 없다. 애초에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세운 것도 문제였지만
놀자, 먹자, 자자의 세 가지로 쪼개놨더라도 한 달 내내 그대로 반복할 수는 없었을 거야.
그 방학 계획표 같은 여행 계획표. 출발 전에 이미 예고를 했던 것처럼
당연히 절반도 소화하지 않았다. 그러하다. 첫날부터 삐끗했으니까 뭐 ㅋㅋㅋ
원래 계획대로라면 쇼핑은 마지막 날에 몰빵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아무래도 둘째 날 사서 정리해두는 게 여러모로 편할 듯해서.
아침에 후쿠오카 성터를 보러 가기로 했던 일정도 집어치웠다.
열한 시가 다 된 시각에 슬렁슬렁 나와서 점심이나 먹으러 무브.
아침부터 힘이 축축 빠지는 건...이게 다 나가새끼 때문이다. ㅜㅜ
건널목을 건너
뒤를 돌아보면 자전거 탄 아자씨가...
가 아니라 숙소. 하카타 역에서 그럭저럭 가깝고, 가까운 곳에 편의점도 있고
바로 맞은편에 한정식집까지 있던 그럭저럭 괜찮은 숙소.
단지 아파트 전망이라는 게 ㅋㅋ 꽤 가까워서 눈인사를 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진짜 했다는 건 아니고 ㅋㅋ
어쨌든 아침 먹으러 고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가까운 기온 역으로 왔다.
기온...어서 많이 들어봤다 했는데, 일어 교양 시간에 배웠던 기온 야마가사의 그 기온이었어.
축제 기간은 이미 지났지만, 남자 사람의 알 궁뎅이는 보고 싶지 않으니 다행(?)이다.
텐진역을 지나 아카사카 역에 내렸다. 출구로 나오자마자 반겨주는 스벅...과 맥도날드.
아침부터 후텁지근 늅늅
골목을 잘못 찾아서 살짝 더 걷긴 했지만
어쨌든 목적지 도착. 사실 이 옆에 집도 이름이 똑같아서 들어갈 뻔.
거긴 뭐하는 덴지 모르겠네 -.-
입구에서 노라조 조빈 닮은 아즈씨가 반겨주신다.
날도 더운데 완전 고생하시네 유유
열두 시도 안 됐는데 이미 만석. 이지만 워낙 규모가 큰 가게라서 자리는 금방금방 나온다.
카운터(바)랑 테이블 어느 쪽이 더 좋은지 묻길래 그래도 바에 앉 는게 낫겠다 싶었는디
테이블을 선택한 다른 세 팀이 먼저 들어가는 거 보고 살짝 후회함.
그래도 역시 이 자리가 명당(?)
이 사진에 보이는 자리는 전체의 절반도 안 된다. 거기다 별관 건물도 따로 있음.
분주하게 돌아가는 주방
펄떡거리는 녀석들을 잠시 구경하고 있으니 금방 자리가 났다.
점심 특선 메뉴. 회(화) 정식이랑 소바 정식. 11시부터 2시까지 점심시간에 500인 한정.
저녁 메뉴는 꽤 비싸던데, 그래도 점심은 이 정도면 나름 저렴한 편이다.
이거슨 소문이 자자한 명란 튜브. 따로 파는 가격이 900엔 정도 하는
그 명란 튜브가 자리마다 놓여 있었다.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음!!!
옹예 비싼 거다 ㅋㅋㅋ 하고 쭉쭉 짜서 먹었는디...
그냥 그럼. 간이 심심한 명란 맛.
딱 5분 만에 날아온 화정식+_+
밥이랑 국 뚜껑 열고 제대로 한 컷!
튀김류. 피망, 새우, 고구마 그리고 쬐깐한 생선이 하나 있는데
예전에 언젠가 쥐포...아니 어포로 먹어봤던 그 보리멸이라네.
담백하니 맛이 괜찮던 보리멸 튀김.
그치만 새우가 젤 마이쪙 ㅋㅋ
방어랑 참치랑 또 뭐더라? 회는 좋아하는데 잘 알지는 못함. ㅋㅋ
어쨌거나 맛있!!
생선조림이랑 빼꼼하게 보이는 보들보들한 일본식 계란찜.
속에 덩어리 꼬기랑 버섯이랑 요것조것 들어있던 맛나는 계란찜.
그리고 두부 튀김과
게 맛이 진짜 찌인하게 나던 미소시루.
하지만 미소 특유의 단맛도 진해서 아주 사알짝 아쉬웠다.
그래도 다 퍼먹음. 채소 절임도 맛있었는데 밥이 모자랐다. ㅋㅋ
얼마 안 되는 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배빵빵.
카운터에서 요것조것 팔고 있었다.
들어오기 전엔 명란 튜브가 유명하다기에 하나 사가려고 했는데
맛이 그냥 그랬으니...당연히 팻스.
그리고 영혼의 동반자 스벅 ㅋㅋㅋ
스벅이 정말 많다. 진짜 무슨 우리나라 바퀴베네 급인 듯.
가는 데마다 다 있어 -.-
어쨌거나 후식으로 여유롭게 커피 쪽쪽
나갈 때까지 저 자세를 유지하며 커피를 드시던 싱기한 분.
텐진 역으로 걸어가던 길에 본 반가운 푸라면 ㅋㅋ
일본 사람이 푸라면 오리지널로 먹으면 난리 날 텐데?
아카사카랑 텐진 역 사이에 있는 만다라케!
사실 뭐하는 덴지 모르고 그냥 따라 들어감 ㅋㅋ
오잉 페코쨩!
미쿠다요!
히잌 오타쿠
저 막 이런 피규어 모으고 그런 사람 아닙니다. (진지하니까 궁서체)
으어 추억의 슈퍼패미컴. 이게 다 있네 ㄷㄷ
요 반대쪽에 패미컴용 게임 팩도 있었다. 그것도 한 무더기!
그래도 추억은 추억일 뿐. 그리고 나 어릴 적엔 패미컴 대신 메가 드라이브 썼음 ㅋㅋ
아릿한 추억을 지나치며 계속 앞으로 가보니
더헙!
도...동인지 *-_-*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어딜 가도 깨끗한 일본의 거리.
그대로 뽈뽈뽈 걸어서 텐진 역에 있는 파르코 백화점에 입성!
들어갈 때 사진을 빼묵어서 나오면서 찍으려고 했는디...
그대로 지하철을 타버렸음. 그래서 사진 음슴 ㅋㅋㅋ
아무튼 파르코 백화점. 백화점이라 뭐 옷 사러 온 거 아니고
요런 거 보러옴 ㅋㅋㅋㅋㅋ
리락쿠마 스토어가 따로 있었다!
레몬아잉님이 매우 좋아했었던 리락쿠마. 그렇다. 또 과거형이다.
진즉 리락쿠마 내팽개치고 구데타마로 갈아탄 듯 ㅋㅋㅋ
음악이 나오면 신나게 어깨춤을 추던 디즈니 아가들.
고 옆에 거울이 있어서 셀카!
얼굴과 뱃살은 가려주는 게 매너라고 배웠쥬
그리고 정말 레알 혼또니 본래의 목적인
무기와라 스토어에 입성합니다.
상품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았지만 딱히 살 건 없었음.
쪼매난 쵸파 피규어를 하나 사려고 했는데 딱 두 종류. 근데 둘 다 맘에 안 듦-.-
그래서 친구가 부탁했던 티셔츠 두 장만 사 들고 나왔다.
텐진 역 지하상가는 어마어마했다.
내 동생 여기 왔으면 이틀 내내 쇼핑만 했을 듯 ㄷㄷㄷ
영혼의 동반자 스벅은 여기에도 있다 ㅋㅋㅋ
중간에서 잠깐 휴식. 어제 나가새끼에서 오늘치 체력 땡겨씀 ㅜㅜ
가까운 곳에 있던 드럭 스토어에서 동전 파스랑 녹차 킷캣 득!
뭐라고 읽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일본어 수업 들을 때도 가타카나는 못 외웠던 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히라가나도 까먹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서 짐을 풀어놓고 다시 나와서 다음 쇼핑지인 돈키호테로...
가는 도중에 알았는데, 지하철 타고 오다가 한 정거장 전에 내렸으면 될 것을 ㅋㅋㅋㅋㅋ
무식하면 손발이 고생.
어쨌거나, 덕분에 돈키호테까지 또 걸어감 ㅋㅋㅋㅋ
배 나와 보인다. 원래 나오긴 했는데...아무튼 나와 보인다.
캐널시티를 지나
길을 건너
나카 강변을 따라 쪼르르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현실판.
물 색깔이 마치 빠지면 피부병 열다섯 개 정도 걸릴듯한 색이었지만
냄새는 나지 않았다. 강가에 사는 것도 나름 운치 있을 듯.
돈키호테! 얼마 전에 친구랑 얘기하다가 돈키호테 마스코트(?)가
펭귄이다 아저씨다 의견이 나뉘었었는데 결론은 둘 다 있는 거였음.
근데 난 펭귄밖에 못 봤어 늅늅
호로요이!
뭐가 맛난지 몰라서 여섯 종류 들어있는 팩으로 샀는디
역시 복숭아가 참진리였어. 다음엔 복숭아로 그득 채워와야지.
두 손 무겁게 나와서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저걸 보고
기온 야마가사의 그 기온이 여기라는 걸 생각해냄ㅋ
올ㅋ 내 기억력 참 쓸데없다.
그리고 여기!! 140년 됐다는 장어집!
요시즈카 우나기야!!!
인데 다음 일정 때문에 그냥 지나침. 하...여기서 장어 덮밥을 먹었어야 했어. ㅠㅠ
간단하게 편의점 도시락을 먹고, 서일본 최대 규모라는 지쿠고 강 불꽃놀이를 보러 갈 예정!
이었는디...
숙소에 들어오는 순간 퍼짐. 친구와 누가 먼저라고 할 거 없이
'귀찮다. 패스하자' ㅋㅋㅋㅋㅋ
그래. 불꽃놀이는 애인이랑 봐야지 남자 둘이 봐서 뭔 소용이나며. 뉴뉴
그렇게 퍼져서 한일전을 봄. 근데 1:1로 비겨서 기분이 꿀꿀
저녁을 어설프게 먹었더니 배도 꿀꿀해서 간식 먹으러 다시 밖으로 나왔다.
아까 걸어갔던 그 길. 하지만 이번엔 길 안 건너고 그대로 쭈욱 내려갔다.
포장마차가 들어선다는 나카스 야타이를 향해 총총
근데 가는 길에 심상치 않은 간판들이 음흠흠...어잌후
고개를 앞으로 꼿꼿하게 고정하고 조금 더 걸어가다 보니
쫜! 강가에 늘어선 노점들.
강에는 배도 떠다니고 ㅋㅋ
근데 평일이라 그런가 아님 원래 그런가
가게가 그리 많진 않았다. 음식 종류도 거서 거긴 득 싶고.
그래도 왔으니 뭐라도 먹고 가야겠어서 아무 데나 들어갔는데
해필 라멘집.
밤이지만 아직 덥고, 안 그래도 손수건을 놓고 나와서 땀 쥘쥘 흘리고 있었는데
뜨끄~~~~~~~~~~은한 라멘집. ㅜㅜ
그래도 이미 앉았으니 낙장불입.
다행히 시원 미지근한 맥주를 팔고 있어서 번개같이 같이 시켰다.
더워서인지 밖이라 그런지 아니면 일본이어서 그랬는지 알 수는 없는데
평소에 그닥 좋아하진 않던 아사히가 그렇게 맛날 수가 없었다. ㅋㅋㅋ
그래서 둘이서 순식간에 한 병 비우고 한 병 더! 소소한 각 일병.
뒤쪽에 펄펄 끓고 있던 육수로 즉석에서 만드는 라멘.
파송송에 계란 탁!이 아니라 차슈 촿 얹어서 끗.
계란도 있었으면 딱인데, 밖이니까 그쯤은 이해해야지.
포장마차에서, 즉석에서 만든 라멘 치고는 뭐 나름 그럴싸한데
첫날 라멘을 정말 맛없게 먹어서 기대치가 바닥이었다.
그치만 허기진 데다가 이미 눈앞에 나와 있으니 먹어야지.
먹어야지...
헣?!
완전 맛있어! ㄷㄷㄷ 바닥까지 핥아 먹었다.
라멘에 상처받은 미각을 여기서 힐링할 줄이야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오는 길에 간판을 찍었는데...
당연히 뭐라고 읽는 건지 모르겠다.
줄지어 늘어선 곳 말고도 군데군데 노점이 열린다.
이렇게 길 건너편에도.
사실 아~까 지나쳐 온 캐널시티 입구 쪽에도 노점이 하나 있었다.
이쪽이 유흥가라고 하던데...흠흠
그래서 오는 길에 그런 가게가 잔뜩 있었던 거구나 *-_-*
배 채웠으니 다시 숙소로.
그리고 기절.
내일 쓸 체력까지 이미 바닥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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