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독서량 0권. 내 블로그 포스트를 두어 개쯤 읽어본 사람이라면
아마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었을 거다. 이자슥 책이랑 담쌓고 사는 인간이라고.
물론, 책을 등지고 사는 나의 동족들이라면 쉽사리 알아채지 못하겠지만 ㅋㅋ
여하튼,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
지금도 친구의 깨톡 남김말인 이 의미심장한 문장이 책 제목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뭐...상상력이란 게 0에 수렴하는 나니까 지극히 당연한 일. 상상보단 망상을 주로...
책 제목의 바람이 나에게도 불었는지 정신을 차려보니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있었을 뿐이고.
적당한 로맨스 소설일 줄 알았는데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았던, 그리고 지극히 다행적인(?) 마무리.
말도 안 되는 일로 시작해서 현실(에 가까운)로 끝나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어차피 소설인데 그냥 끝까지 소설답게 마무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허무함? 허탈감? 과 함께 마지막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책을 덮으려던 그 순간
Aㅏ...
뒷이야기라니.
일단 시작했다면 끝을 꼭 보아야 하는 이 모자란 성격 때문에 또 그만...
뻣뻣한 하드 커버를 펼치자마자 겉표지에 글쓴이의 말이 몇 글자 적혀 있었는데
독자들이 끊임없이 뒷이야기를 물어왔지만, '당연히 후속은 없다.' 였으나
어쩌면 둘이 그렇게 헤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나 뭐라나.
애초에 두 편으로 기획해 놓고 전작으로 간 본 거 아닌가...하는 느낌이 드는 건 나뿐일까?
치밀한 작가새끵
어쨌거나 나는 그 치밀함에(?) 허술하게 넘어갔고, 이번에는 후속작이 없겠지 ㅋㅋㅋ 하며
일곱 번째 파도의 마지막 장을 넘겼다. 다행히도 더 이상의 뒷이야기는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은 바라건대 바라지 않았던 그 최고이자 최악의 결말로 대미를 장식하고 있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은 독서의 계절, 그리고 책은 마음의 양식.
비루한 몸뚱이는 이미 지나치게 비대하므로 더 이상의 비육은 Naver.
대신 피폐해진 마음이라도 달래볼까 하고 읽어내려갔던 두 권의 양식은
아무래도 마음을 살찌울만한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