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기승전결이 없었던 클라이막스.
일 년 남짓 소비한 감정이 아까워지는 그런 허무한 끝.
내 생각 밖의 일이 깜깜한 벽이 되어 눈앞에 다가와 버린 그 순간...
아니, 사실은 '아니었으면.' 하고 바랐던 것이 현실이 되어버린 순간이려나.
버릇처럼 또 무언가를 열심히 지웠다. 이번에는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없앨까 말까 계속 고민했지만,
지우나 놔두나 어차피 이미 둘 다 의미 없는 일이겠지.
그런고로 오늘은 여기서 징징거리고 있다.
누구라도 탓할 수 있다면 눈곱만큼이나마 편하겠건만.
나는 그렇게 어질고 모진 인간이 아니라서 당연하게도 남아버린 이 미련은
어떻게 어디에 내어버려야 할지. 한두 번도 아닌데 영 익숙해지지 않는다.
아, 요즘 날씨 너무 좋다. 고오맙게도.
이 노랜 대체 뭐길래 들을 때마다 먹먹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