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잉크는 보편적인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한번 화면을 뿌려놓으면
그다음 내용을 출력하기 전까지는 배터리를 소모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사용하다가 배터리가 똑 떨어져도 그 화면 그대로이고
고장 나서 켜지지 않더라도 그 화면 그대로다.
그래. 그 화면 그대로...
안 켜진다.
너 따위에게 독서라는 고상한 행위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시위라도 하는 듯.
사진 몇 장 찍고 카메라에서 메모리를 뽑으려는데 걸려서 안 빠진다.
어쩌까 저쩌까 하다가 짜증 나서 그냥 확 뽑았더니 빠지긴 했는데
잠금 스위치 부분이 살짝 뽀개졌네. 하마터면 카메라 해먹을 뻔했다.
아직 워런티가 남았으니 교환할까 했지만 새로 사는 거나 택배비나 그게 그거.
마침 서랍에 남는 메모리도 있길래 미련 없이 반으로 곱게 접어버렸다.
요즘 몸 상태도 그지 같고 멘탈은 이보다 더 나쁠 수가 없는 꼬라진데
짜증 돋는 일들은 꼭 이럴 때만 몰아서 튀어나오지.
오늘은 그나마 작은 짜증일 뿐이지만...
아 쓰 이제 짜증 내기도 짜증 난다.
아몰랑 다이어트 개나 주라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