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천왕에 나왔던 그 파닭 - 조치원 신흥파닭
급하게...는 아니고 어쩌다 조치원에 가야 할 일이 생겼다.
2년에 한 번씩 하다 왜 올해부턴 매년 한다는 건지. 아히 구차나
어쨌거나, 무거운 몸뚱이를 차에 싣고 열심히 내달렸건만...
그곳에 도착하니 청천벽력같은 대리출석 불가 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지난번까진 암말 없다가 왜 갑자기 까탈스럽게 이러실까.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거 해마다 가는 것도 구차나 죽겠구만.
뭐 별수 있나. 안된다니 돌아와야지. ㅜㅜ
그리하여 대낮부터 닭집에 들렀다는 허리 잘라먹은 전개.
예정대로였다면 일을 마치는 시각이 대략 오후 5시 즈음이어서
치느님 포장해서 집에 들어가면 딱 되겠구나. 했던 건데.
이렇게 되어버렸다. 그러하다.
메뉴는 딱 파닭.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파닭뿐이다.
뿌주부의 삼대천왕에 나왔던 건 기냥 파닭이지만
대전에 살 때 자주 먹었던 통파닭도 간만에 먹고 싶길래
듈 돠 한 개씩 포장. 이럴 때 아니면 올 일 없는 동네니까.
근데 40분이나 걸린단다. ㅜㅜ
통째로 튀기면 원래 오래 걸리긴 하는데, 그래도 느므 오래 걸리능 거 아닝가...
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집에 와서 크기를 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앉아서 기다리기 지칠 무렵 즈음 사진 한 방 박아주는 센스
한 방은 아쉬우니 한 방 더.
요거시 통파닭. 포장하면 양념 통닭 소스랑 치킨 무는 따라온다.
매운 소스를 따로 팔길래 그거 하나 추가.
요거슨 그냥 파닭.
파채랑 편마늘. 그게 전부다. 특별한 거 없는 파닭.
이것들을 조수석에 두고 집까지 한 시간 동안 운전을...
냄새때매 환장하는 줄 ㅜㅜ
운전만 아니었음 가면서 다 집어먹었을지도 몰라.
포장 후 약 한 시간 반 만에 다시 펼쳐진 파닭님 되시긋다.
당연히 눅눅해졌을 줄 알았는데, 기특하게도 여전히 바삭하네.
옛날 치킨 스타일의 튀김옷인 데다 아주 빠싹 튀겨서 한 시간은 거뜬했다.
튀김옷에 파 향이 싸~악(뿌주부 톤) 배어서 향긋한 파 냄새가 올라오는 게 귿귿.
사실 파닭이 특별해봐야 뭐가 얼마나 특별하겠능가. 보이는 그대로 파+닭이다.
튀김옷이 바삭이 아닌 바싹이라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 그리고 약간 달달한 맛이 돈다.
대놓고 슈가슈가한 달달함은 아니고 밀가루나 밥알을 오래 씹었을 때의 그런 단맛?
양은 꽤 낭낭했고 매운 소스는 중독성 있게 매웠다. 그러니까 큰 특징은 없었단 얘기다.
통닭은 음...
일단 식은 걸 오븐에 다시 데워서 그런지 부드러움보단 약간 쫀득한 식감.
오븐 탓이 아니라 닭이 커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암튼 흠...그냥 백숙 먹는 느낌.
요즘은 브랜드 닭집에서도 다 파니까 굳이 조치원까지 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리고 염지닭과 크리스피한 튀김옷에 길들여졌다면 당연히 별로라고 느낄 테고.
그냥 이 근처를 지날 일이 있다면 들러보는 것 정도는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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