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남쪽 나라! 오키오키 오키나와 - 마지막 날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또 생각보다 일찍 밝았다.
오늘도 어제 그 친구의 코골이 폭격 덕분에...아옭
이왕 일찍 깬 거 마지막 날이니까 바지런을 떨어보자!
며 일찍 나오려고 했는데 결국 어제랑 비슷한 시각에 ㅋㅋ
코를 신나게 곤 밥집담당 친구는 오늘 일이 있어 따로 움직인다고 해서
밥당 친구를 버리고 다른 친구와 둘이 다녔다. 오늘도 운전은 내가.
한국 돌아가면 집까지 이 친구가 운전을 해야 하므로.
그리고 이미 이틀간 익숙할 대로 익숙해져가꼬...
하지만 날씨는 익숙해지지가 않아.
익숙해지기 싫어.
뒌장.
숙소에서 5분도 거리의 슈리 성에 갔는데
나름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그리고 때마침 빗방울이 톡톡 두드린다.
내려서 걸어 다녀야 하는데...
패스.
날씨구지 날이 궂어서 해중도로는 패스하려고 했는데
슈리 성을 버린 덕분에 시간이 남아서 대강 둘러보려고 들렀다.
그치만 날씨는 여전히 똥 꾸림.
해중도로를 소개하는 사진은 음층나게 멋져 보였는데
역시 항공 사진이랑 실제로 도로를 건너는 거랑은 천지 차이.
도로 폭도 넓고 그래서 바다가 가깝다는 느낌은 없었고
게다가 날씨까지 꾸려서 그냥 해안도로 달리는 기분이었다.
해중도로를 다 건넜지만 그냥 차를 돌리기 아쉬워서
오른쪽에 있는 하마히가 섬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봄.
건너는데 왼쪽에 뭐가 보임.
여행은 뭐다?
역시 여행은 즉흥이 제맛 아잉교
마지막 날이라고 특히 바람이 거세게 불어주셨다.
바람 소리 ㅋㅋㅋㅋㅋㅋㅋㅋ
인스타 앱으로 영상을 찍었더니 화질구지-_-
어쨌든 아까 그 거북이처럼 생긴 곳에 도착.
하늘만 파랬더라면.
류큐 왕국 신화? 에 나오는 누군가의 무덤이라는데
뉘신지 모르므로 패스.
그렇게 죽때리고 있는데 저~~~~멀리 집채만 한 파도가 보인다.
가까이 가면 조금 더 잘 보일까 싶어
맨 꼭대기에 있는 이케이 섬으로 고곳.
막상 도착하니 끄트머리엔 무슨 리조트가 있어서
숙박객들 아니면 들어가지도 못하고 -_-
아쉬운 대로 오도마리 비치라는 작은 해변을 찾았는데
여긴 길 막아놓고 입장료를 인당 500엔씩 내라 그러고. 아오!
사진 두 장 찍고 500엔은 쫌 아니다 싶어 또 차를 돌렸다.
그렇게 나오다가 이케이 비치...의 반대편.
물 완전 맑음!
오른쪽 돌산에 올라가는 계단이 있길래 궁금해서 가보니
여기도 무슨 무덤인 모양. 그래서 패스하고 차를 돌려 나오는데
딱 그 순간에 햇빛이 쏟아지는 게...하.
짜증 나 ㅜㅜ
이케이 섬과 미야기 섬을 잇는 이케이 대교.
여기 지나올 때까지 햇빛이 반짝하고 나서
급하게 차를 대고 내렸는데
고새 흐려짐.
아진짜-_-
이런 시~~~~~샤
해가 나오면 바다 색깔이 완전 다르게 변하는데
야속하다 정말.
어째 사흘 내내 날씨가 이러냐 T_T
야속한 날씨는 내 힘으로 어떻게 되는 게 아니지만
주린 배는 채울 수 있는 것이므로 급하게 밥집을 찾았다.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가깝고 평도 나름 괜찮은 곳을 발견해서
다시 하마히가 섬으로.
내비를 정확하게 찍었는데 이상한 주택가로 안내한다.
경차가 아니면 2대가 지나가기는 힘들 정도로 좁은 길.
잘못 왔나 싶어 구글 맵에서 찍어봤는데 요기가 맞네?
일단 큰길로 나가서 차를 대놓고 걸어 들어오면서
트립 어드바이저에 올라온 사진을 찬찬히 다시 보니
입구가 이러니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밖에 ㅋㅋㅋㅋㅋ
강력한 가정집 스멜.
일단 들어가서 쭈뼛쭈뼛 서 있으니 직원분이 만석이라며 번호표를 준다.
20분 정도 걸릴 거라고 하니 기다리는 시간에 사진이나 몇 장
여기도 시샤. 오키나와는 정말 어딜 가도
지붕이나 담장에 시샤 한 마리는 꼭 보인다.
누가 여길 식당 입구라고 생각하겠어-.-
앞에 보이는 건물은 중학교.
쪼매난 섬에 있을 건 다 있...ㄴ
폐교되었다고 함. 흠.
다시 돌아와서 마당에 핀 꽃이 예뻐서 한 장
한 장은 서운하니까 한 장 더.
80년 넘은 가정집을 식당으로 쓰고 있다는데
일단 입장.
Aㅏ...트립 어드바이저 평가에 전부 일본어로만 쓰여있을 때
살짝 걱정되긴 했는데...그 걱정은 곧 현실이 되었다.
둘 다 일본어 읽을 줄 모름. ㅋㅋㅋㅋㅋㅋ 난관봉착.
아침에 따로 나간 밥 담당 친구가 일본어 능력 보유자인데
필요할 때 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움이 안 된다. -_-
앞쪽은 정식 메뉴(밥, 국, 반찬 각각 선택)
그리고 뒤편은 단품 메뉴인 듯하다.
슬쩍 당황하고 있을 때 직원분이 오셔서
니는 1, 1, 1 너는 2, 2, 2 오때? 라고 물어보길래
그렇게 해달라고 함.
그래도 한국어 메뉴판이 없으니 도리어 안심이 되는 게
녹색 창에 *** 맛집으로 검색하면 수두룩하게 나오는
우리나라 사람들만 드글드글한 그런 곳이 아니라
현지인이 찾는 집이라는 느낌이 확 들어서 기대감 상승!
밖에서 보는 것만큼 실내도 옛 느낌이다.
오키나와 전통 악기도 걸려있고.
테이블이 치워지고 난 다음 찍었어야 했는데
치우자마자 다른 손님들이 앉기 바빠서 ㅋㅋ
그렇게 잠시 기다리자 드디어 음식이 날아왔다.
딱 봐도 알 수 있듯 전통 가정식. 올ㅋ 드디어 제대로 된 한 끼를 먹네.
내가 먹은 2, 2, 2는 호르몬 소바, 볶음 요리인 찬푸르, 그리고 흰 밥.
친구가 먹은 1, 1, 1은 닭고기 국, 돼지고기 야채 볶음, 그리고 오키나와 영양밥.
왼쪽 위의 튀김은 피너츠? 라고 한 거 같은데 도저히 뭔지 모르겠고
오른쪽 위의 면은 곤약 비슷한 느낌인데 또 모르겠음. 그리고 단무지까지가 공통 반찬.
역시 음식 사진은 심도가 어느 정도 깊어야 좋은 듯.
또 아이폰으로 찍은 게 나아 보인다. ㅜ.ㅜ
어쨌거나, 호르몬 소바는 이름대로 내장이 들어가 있어서
내장 특유의 비릿한 맛과 향이 약간 난다. 호불호가 나뉠 듯하고
찬푸르는 그날그날 조금씩 바뀌는 것 같음. 여주(고야)를 기대했지만
그냥 계란이랑 파랑 버섯이랑 당근이랑 그런 거만 들어있었다.
철이 아닌개벼.
아무래도 친구가 먹은 1, 1, 1이 호불호가 없을 것 같다.
나도 사실 1, 1, 1이 조금 더 끌림. 돼지고기가 있어서 ☞☜
그래도 맛있게 싹싹 긁어먹었다. 사흘 동안 먹은 것 중에
가장 뿌듯하고 성공한(???) 한 끼였음.
기다리는 거 30분, 먹는 거 10분
배빵빵^&^
뜬금없이 시샤.
바다가 가까운 동네에 살아서 아주 익숙한 풍경이다.
이런 곳에 밥집이 있으리라 누가 생각이나 하겠냐고 ㅋㅋ
빵빵한 배 두드리며 느긋하게 드롸이빙.
남부 쪽으로 내려가니 건물들 생김새가 조금 달라졌다.
동네도 더 깨끗한 것 같고. 흠흠.
그렇게 느긋하게 도착한 지넨 곶.
사실 아까 이케이 섬에서 시간을 너무 허비하는 바람에
렌터카 반납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되어서 여기는 건너뛰려고 했는데
때마침 햇빛이 촿 비추쟈나.
캬!
파랗파랗하다. 좋다.
공원처럼 꾸며놓은 공간.
저기 있는 사람 중 절반은 한국사람
이쪽은...
역광이라 에러 ㅋㅋ
하...진짜 파랗다.
저 밑으로 내려가는 길도 있던데
가서 보고 올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T_T
아쉬운 대로 파노라마 한 장.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대서 거기도 들르려 했는데
여유가 없어서 또 패스. 아쉽다. 이번 여행은 못 가본 곳이 너무 많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서 대강 둘러보고 온 곳도 너무 아쉽고.
나중에 꼭 한 번 더 와야겠어 ㅜ_ㅜ
아쉬움을 뒤로하고 렌터카 반납하러 가는 길.
평균 36.2km/L라는 사기적인 연비.
전날 만좌모에서 호텔까지도 30km/L이 나왔었는데...
이정도 연비면 디젤이고 뭐고 다 필요 없다. 진짜로.
하지만 뻥 연비ㅋ
빌릴 때 3648km였으니 사흘간 주행거리는 372km.
레귤러 만땅 주유했는데 14.05리터가 들어갔다. 풀 투 풀 연비는 약 26.5km/L
차 받자마자 에코 모드도 꺼버렸고, 의도적으로 연비주행을 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연비라면 훌륭하다. 발컨만 잘했다면 30km/L도 충분히 볼 수 있었을지도.
어쨌든 반납 했구요.
다시 이거 타고 공항까지 갑니다.
저 뒤에 보이는 에네오스에서 주유했음ㅋ
레귤러 기준 리터당 120엔 정도.
환율 생각하면 우리나라랑 별 차이 없네.
OTS 빠이빠이
다시 공항으로. 올 땐 에지간히 밀려서 30분 걸렸는데
이번엔 소소하게 밀려서 20분 정도.
그리고 포켓 와이파이 반납.
사흘 동안 둘이서 6GB 가까이 썼다.
뽕 뽑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갑시다잉
또 티웨이를 타고.
다행히 이번엔 징징거리는 아해들이 없었다.
해 넘어가유
그리고 집까지 분노의 질주(는 친구가)
를 하다가 배고파서 휴게소 돈까스 호로록 마시고
집으로 무사 귀가.
코골이와 반나절 운전에도 피로를 몰랐던 몸뚱아리가
집에 오니 왜 이리 피곤한지. 이틀 내내 잠만 잤는데도
아직까지 피곤하다는 슬픈 이야기와 함께
오키오키 오키나와 여행기는 여기까지.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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