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한 대만 여행 마지막 날 - 패키지 간접 체험
나흘의 여정이었지만, 넷째 날엔 일정이 1도 없었으므로
제목은 그냥 마지막 날이라고 퉁 칩시다.
그래서 오늘은 첫째 날 예고대로 버스 투어를 갑니다.
나름의 계획은 둘째 날까지 열심히 돌아다니고
셋째 날은 여유롭게 택시 투어를 다닐 생각이었는데
일정을 동생이 도맡았고, 또 택시 투어는 비싸다며...
게다가 투어 코스는 무려 예스폭진지.
여유는 1도 없을 예정이다.
그래도 뭉뜬에서 본 패키지여행처럼
아침...아니 꼭두새벽부터 움직이진 않았다.
타이베이 메인 역에 열 시까지 집합해서 췤!하고
버스 타기 위해 잠깐 기다리는 중.
대만의 버스들은 꼭 이층 버스처럼 생겼다.
계단으로 한참(?) 올라가야 하는 것도 신기하고,
운전석은 또 음층 낮은 곳에 있음.
사흘 내내 날씨가 늠나 좋다.
가이드가 그랬다. 이런 날씨를 '이상 기후'라고 한다고.
1년 중 200일 이상 비가 오는 곳이 대만인데
돌아가는 날까지 나흘간 날씨가 쨍했다.
덕분에 내 얼굴도 신나게 탔다.
버스 투어라 열댓 명은 모이려나 했는데, 웬걸.
45인승 버스가 꽉꽉 찼네?
그렇게 대규모 파티(?)를 이끌고 출바알!
첫날 올라갔던 타이베이 101 타워가 보인다.
혼자 우뚝 솟아있으니 높은 게 실감 나는고나 ㄷㄷ
잠깐을 달렸더니 바다가 보인다.
는 얘긴 목적지에 거의 다 왔단 소리겠고나요.
첫 번째 목적지. 예류 지질 공원 되시겠듭니다.
1구역 전망대에 올라서 슥 훑어보고
가이드의 조언을 새겨들어 바로 2구역으로 뜁니다.
자꾸 날씨 좋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 같으다.
근데 진짜 날씨 좋음. 어제보다 온도도 더 올라감.
그러니까 결론을 말하자면
겁나 더움 ㅠㅠ
2구역 전망대 옆에 웬 아자씨 동상이 있었지만
일단 지나쳐 주시고요.
다른 바위들도 일단 팻스하고
가장 중요한 여왕 머리 바위를 찍으러 왔다.
사암으로 된 목이 풍화작용으로 점점 깎이고 있어서
수명이 약 15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그래서 가장 유명한 바위. 덕분에 줄도 엄청 길었다.
그렇게 한 10분쯤 줄을 서 있다가 문득
안 그래도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는데
굳이 줄까지 서서 찍어야 하나 싶어서 포기.
그래도 그냥 가긴 아쉬우니까
반대편으로 돌아가서 인증샷 한 장 남겨주고.
근데 저쪽이랑 다르게 이쪽은 못 생기셨네...
그렇게 후루룩 2구역 겉핥기를 끝내고 다시 1구역으로.
여기 있는 이 아자씨는
이렇다고 합니다.
다시 돌아온 바닷가 1구역
저 멀리 보이는 긴 줄이
여왕 머리 바위를 찍으려는 사람들.
여왕님 돌아가시기 전까진 매일 저럴 듯.
1구역에서는 요 하트 바위 찍었으니까 끗.
다시 모이기까지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서
중요한 것만 쏙 골라 먹고(?) 나와야 한다.
이건 낙타섬? 바위? 아무튼, 그거.
낙타라고 하니까 낙타 같기도 하고
으음.
그리고 다시 시원한 버스에 올라타
가이드의 수다를 들으며 한 시간 남짓을 움직여서
스펀 폭포 도으착!
역시나 시간은 많지 않으므로
바지런히 움직입니다.
안정감 있는 흔들다리를 건너
조금만 더 들어가면
시원한 폭포가 반겨준다.
아직은 체력이 남아있으니 폭포 정면까지 뭅.
물이 신나게 튀어서 습하고 난리였지만
사진으론 티가 1도 안 나네.
하늘도 파랗고 물도 파아랗고 좋쿠나.
물이 에메랄드색인 게 신기해서 1분간 머물러 감상해주고
발길을 돌렸다. 패키지(?)에서 1분 이상은 사치다.
두 시가 다 되어가는데 먹은 거라곤 밀크티 한 잔뿐이라
소시지 하나 씹으면서 나가려고 주문했고만
이거 나오는 데 5분도 더 걸림. -______-
그리고 향도 맛도 야시장에서 먹었던 거랑 똑같음.
어디 공장 한 군데서 납품받는 건가 싶었다.
이것도 역시나 반쯤 먹었더니 물리더라.
다시 안정감 있는 흔들다리를 건너
집결 지점에 도착했더니
개님이 자고 있었다. 얘 죽은 거 아님.
다시 버스에 올라 5분을 움직여
스펀 역에 도착!
사진만 봐도 뭐 하는 곳인지 알 수 있는 그곳.
여기가 가장 유명(?)한 집이라고 그랬다.
하지만 천등 안 날릴 거임. 귀찮음 ㅋㅋ
천등대신 선택한 닭 날개 볶음밥.
뼈를 발라낸 닭 날개에 볶음밥을 넣고 구워낸 요리.
근데 줄이 엄청 길어서 한참을 기다렸다.
남들은 천등 날리러 오는 곳이지만,
우린 먹으러 왔으니까 쫌 기다리더라도 해치우고 가야지.
그리고 어차피 줄은 동생이 서 있다. ㅋㅋㅋㅋ
너무 부려먹었더니 다음날엔 짜증 덩어리가 되어있었지만-___-
그렇게 길바닥에 앉아서 하염없는 기다림.
고개를 들어보니 아까 역 앞 의자에 퍼져있던 고양이가
일광욕하다 막 일어나서 세수하는 중이었다.
쟤 보니까 집에 있는 냐옹이가 떠올라 급 걱정 모드.
그리고 또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닭 날개 볶음밥을 득템하였듭니다.
어제 먹었던 지파이를 보고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동네 닭들은 다들 한 덩치 하는 듯.
맛이야 뭐 딱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맛인데,
닭+볶음밥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다.
그래도 30분이나 기다려서 먹을 정도는 아니고
가게마다 다들 비슷비슷한 맛이라고 하니
그냥 줄 짧은 곳에서 사 먹으면 되겠다.
가격은 어딜 가나 NT$65. 아마도.
뭔지 모르고 그냥 막 찍었는데
지금 보니까 펑리수랑 망고 젤리 같으다.
집결 장소로 돌아가는 길에
제대로 구경해보는 스펀 역 풍경.
닭 날개 하나 먹고 돌아가는 게 아쉬워서
사진이라도 남기려고 아무거나 막 찍었음.
표지판이 꼬질꼬질하지만, 폐 역사 아닙니다요.
기차가 여전히 잘 다니는 곳이니 주의.
시간이 없어서 저쪽은 구경도 못 했다.
가도 뭐 특별한 건 없을 것 같지만
물 건너 먼 나라 놀러 간 건데. 아쉽다잉.
그래도 천등은 남들 날리는 거 신나게 봤으니 됐음.
두둥실 천등을 뒤로하고
또 다음 장소로 갑시다.
진과스. 황금 박물관.
인포메이션 센터를 지나자마자
일본식 건물이 보인다.
가이드가 뭐라뭐라 했는데...까먹었다.
여기도 일제 수탈의 아픔이 스며있는 곳이라
이렇게 일본식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다.
담장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식당이 나옵니다. (?)
빛내림이 멋져서 찍었는데, 흔들림.
그리고 사진은 하나도 안 멋있음. 췌.
아무튼, 밥은 조금 뒤에 먹기로 하고
할딱거리며 계단을 더 올라갔더니
쨘! 하고 보이는 황금 박물관.
여기 있는 220kg짜리 금덩어리가 핵심인데
가족들 사진만 찍고 금덩어리님 독사진을 빼먹었다. ㅋㅋㅋ
그렇게 또 휘리릭 훑어보고 내려왔더니
다행히 시간이 쪼금 남음.
밥 먹자 밥!
밥!......
아아. 오늘도 어김없이 꽃할배.
진과스의 먹거리라면 이거밖에 없다. 광부 도시락.
관광객...아니 한국인용 버전이라 김치도 들어있네.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지 싶으다.
그리고 가격은 NT$180. 산꼭대기라 그런지 가성비는 별로네.
스뎅(...) 도시락 통을 포함하면 NT$290인데,
도시락통 퀄리티가 꽤 좋아 보였다.
차라리 그쪽이 나을지도.
해가 슬슬 넘어가려는 타이밍.
걷는 거 정말 싫어하는 인간이지만
저 건너편으로는 한번 가보고 싶었다.
사진의 왼쪽 산 틈으로 바다가 살짝 보여서
저쪽에서 보면 어마어마할 거 같았그등.
아쉬운 마음에 구글에 올라온 사진들 살펴봤더니
엄청 므찌더라 ㅜㅜ 흐극.
언젠간 다시 올 날이 있...으려나.
새침하던 냐옹이도 바이바이.
아직 한 곳 남았는데, 산이라 해가 금방 넘어간다.
그래도 마지막 목적지는 어둬야 더 좋은 곳이므로 갠찮.
주차장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오면...
심지어 호객 행위도 한국어로 하더라 ㅋㅋㅋㅋ
한 잔 정도의 여유도 없는 패키지...아니, 버스 투어라
뒤도 안 돌아보고 걸어 내려갔다.
그렇게 뛰는 듯 걷는 듯 걸어서 지우펀 입구(??)에 도착!
다른 관광지에선 머무르는 시간이 한 시간 남짓이었는데
여긴 30분 정도 더 줌. 그래서 비교적 여유롭게 둘러볼 수
없겠구나.
길은 좁고, 사람은 많고
취두부 냄새도 나고 ㅜㅜㅜㅜ
뭔가 막연하게 상상했던 지우펀과는 사뭇 다른 느낌.
스린 야시장보다도 훨씬 더 야시장 같은 그런 느낌.
낙낙한 시간은 아니어도 마음만은 여유롭게.
고산차도 사고 망고 주스인 줄 알았던 슬러시도 사고
하마터면 지나칠 뻔한 땅콩 아이스크림도 오물오물.
요고요고 꼬소하고 달달하고 맛있다.
가격은 기억 안 남. 잊혀진 지 오래.
차디찬 망고 슬러시를 들고 계속 들어갔더니
더 좁은 계단 골목이 나왔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 이쪽으로 간다.
여기구나!
여기구나!!
여기구...
아...이제 쫌 내려갑시다. ㅜㅜ
세 명이 꼭 붙어서 서 있으면 꽉 찰 정도로 폭이 좁고
사람들은 내려가다 말고 계속 사진을 찍고 있는 데다
계단의 가운데 있는 그곳에서 사람들이 떠나질 않는 터라
100m도 안 되는 이 계단을 내려가는 데 10분도 넘게 걸렸다.
응???? 잠깐만.
내려가...?
동생을 앞세웠더니 맨 아래까지 내려가 버렸다.
계단 중간에 중요한 그곳을 두고-_______-
돌아가야 한다니까 저길 왜 다시 가냐며.
하아.
그리하여 죽어도 다시 가기 싫다는 두 사람과 잠시 찢어져서
나 홀로 다시 지옥 계단행
이 와중에 또 분위기 있고 난리래.
그래도 15m만 올라가면 되니까 훨씬 수월하겠지!
...라고 생각한 건 크다란 오산이었다.
계단 꼭대기에서 내려온 것보다 더 오래 걸림.
여기가 왜 지옥펀인지 알게 되는 계단.
선선한 계절이라 다행이지, 한여름이었으면...
어우 상상하기도 끔찍하다. 덥고 사람 많고 으악.
그래도 꾸역꾸역 인파를 뚫고 올라간 그곳에는
지우펀 하면 당연히 나와야 할
아메이 차주관!
인데 구도가 왜 이러냐.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갔지만
여전히 맘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더더더 들어갔더니 이번엔 전깃줄이...아놔-___-
차주관 맞은편 식당에서 찍은 사진을 찾아봐도 전깃줄이 걸림.
드론 띄워서 찍는 거 아니면 답이 읎어 보였다.
시간도 없고, 드론도 없으니 이쯤에서 만족해야지.
생갈치 1호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라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인 가오나시가 잔쯕 모여있다.
저 가오나시 저금통은 품절로 프리미엄까지 붙던 건데 ㅋㅋ
동생이 귀엽다고 사고 싶어 했지만, 결국은 그냥 지나쳤다.
그래서 한쿡 돌아와서 사줌.
보나 마나 쓸데없다고 안 살 게 뻔했으므로.
여기서 함정은 동생이 나보다 훨씬 부자라는 거.
그로데스크한 닭을 뒤로하고 지우펀을 나왔다.
그렇게 아쉬움 가득했던 버스 투어는 여기까지.
다시 돌아온 시먼 역.
Wuchang St. 섹션 2. 라고 구글 맵이 알랴쥼.
여긴 1번 출구 근처랑은 또 다르네.
명동 느낌...은 아니고 어쨌든 완전 번화가다.
길 한복판에서 공연하던 흐켱을 지나
여기. 마라훠궈 시먼점.
여기서 저녁을 먹을 거임.
메뉴판 가튼 게 있지만, 가격이 쓰여있지 않다.
무한리필이거등+_+
홍탕과 백탕. 백탕은 너무 담백해서
(약간) 자극적인 홍탕이 더 내 취향이었음.
다른 건 뷔페식로 차려져 있어서 그냥 주워 오면 되는데
고기는 직원에게 따로 주문을 해야 한다.
샤브...아니 훠궈용이라 얇아서 순식간에 사라지고
또 주문하자마자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서
미리미리 주문해놓는 센스가 필요함.
양고기 말고도 돼지 목살이나 삼겹살도 있고
소님은 무려 다섯 가지 부위가 준비돼있음.
근데 양이랑 돼지가 더 맛있었던 게 함정.
많이 안 먹는 것처럼 연출하기 위해
첫 접시는 소소하게 요만큼만 담았듭니다.
아무리 풀때기를 안 좋아하는 나새뀌라도
샤브...아니 훠궈의 시작은 채소부터.
이건 법임. 안 지키면 범죄나 마찬가지임.
버스 투어 도중에 따로 식사 시간이 없어서
간식거리 말곤 종일 제대로 먹은 게 없었는데
하루의 허기짐을 여기서 채웠다.
두 시간을 꾹꾹 채워서 전투적으로 먹었네.
다시 생각하면 살짝 부끄☞☜럽...핳핳
고기랑 해산물, 채소, 완자, 또 이런 거 저런 거 말고도
첫날 맛나게 마셨던 금메달 맥주도 무한리필에 포함이고
무려 여러 종류의 하겐다즈! 아이스크림도 준비돼 있다.
하겐다즈 녹차 싸랑훼 ㅜㅜㅜㅜ
이렇게 해서 NT$700(봉사료 10% 포함)이면 진짜 혜자.
아, 가격은 점심보다는 저녁이 약간 더 비싸고
또 매장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음.
그렇게 이미 불러있었지만, 더 불러온 배를 통통 두드리며
셋째 날 일정은 여기서 끗.
넷째 날은 그냥 집에 가는 날. 아무런 일정도 없었다.
타이베이 메인 역에서 MRT를 타고 공항으로 고우.
이번엔 급행을 탔다. 마주 보고 앉는 완행과는 달리
급행은 이렇게 앞뒤를 보고 앉는 의자로 되어있었음.
근데 뒤로 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역방향 ㄱ-
지하철역에서 작은 해프닝이 생겨서 시간을 지체했음에도
너어무 일찍 도착한 나머지 카운터가 안 열려 있었고-0-;
근데 보통 출발 3시간 전에는 열지 않나?-________-?
이거저거 다 하고 게이트 앞에 앉으니 그래도 한 시간은 남았네.
머엉하게 앉아서 이런 쓸데없는 짓이나 하며 또 시간을 때웠다.
나흘간 사용한 데이터 6GB. 이만하면 뽕뽑ㅋ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의 제주항공은
이번에도 역시나 어김없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딜레이.
아침드라마라 막장드라마가 아닌 시대가 되어야
제주항공도 정시출발이란 걸 할까 싶으다.
그렇게 30분 늦게 떠서 2시간을 날았더니
미세먼지에 푹 절여진 인천의 하늘이 반겨주는고나.
내년 이맘땐 다낭에 있기를 기대하며
쯔위국 여행기는 여기서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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