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차여차해서 매직 키보드를 샀다.
기약 없이 재입고만 기다리는 Tab 75를 마지막으로
이제 당분간은 암것도 안 살 생각이었는데
추천 아닌 추천을 받아 묻지마 반품만 믿고 질러봄.
예전엔 공홈에서 주문하면 중국에서 넘어오더만,
그래도 애플 스토어가 간신히 하나 생긴 덕인지
요샌 국내에서 바로 쏴준다. 덕분에 하루 만에 수령해씀.
간소하고 깰끔한 포장은 역시 애플답고.
기존엔 범용 배터리를 썼는데 내장 배터리로 바뀐 덕에
이렇게 비싸디 비싼 라이트닝 케이블도 들어있다.
키보드가 119,000원이고 케이블이 25,000원이니까
키보드 가격은 94,000원!
이거슨 기적의 계산법 -_____-
베젤이 얇아서 K810보단 째끔 작음.
높이도 확 낮아졌다.
범용 배터리를 쓰던 애플 무선 키보드는
어쩔 수 없이 배터리 넣는 곳이 꽤 두꺼웠는데
내장형 배터리로 바뀐 덕분에
가장 두꺼운 곳으로 비교해 보아도
여전히 K810보다 쬐끔 얇음.
레이아웃은 고대로다.
대신 최상단 열이 다른 키와 같은 크기가 되었고
좌, 우 방향키도 멀쩡한 크기로 돌아왔다.
근데 잠깐 써보니 작을 거면 그냥 다 작은 게 나은 듯.
키 스트로크가 심각하게 줄어들었다.
대충 눈으로 봐도 K810의 거의 절반 수준.
안 그래도 스트로크가 얕은 팬터그래프인데
거기다 더 얕아지니 피드백이 거의 없어서
더 격렬 하게 바닥 치는 느낌이 난다.
구형도 가격에 비하면 좀 아쉬운 타감이었는데
매직 키보드 타감은 그냥 엉망 그 자체.
애플 놈들은 두께 줄이는데 왜 이리 집착하는지 모르겠네.
덕분에 버터플라이 키보드라는 희대의 빅엿도 남기고.
고작 1mm 얇게 만들려고 타감을 개악으로 만들어야 했나.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건데
괜한 수고를 했다.
응 반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