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정식문화체험 - 한벽루
애초에 식도락 여행이 목적이긴 했지만, 진짜 정말로 식도락 여행이 되어버린 전주여행.
숙소 코앞에 있던게 전주향교였고 여기가 성균관 스캔들 촬영지였다는걸 집에 들어와서야 알았다지.
너무 생각 없이 움직였나보다. 6년 전에 한옥마을을 찾아갔을 때도 경기전만 둘러보고 그냥 왔었는데 에휴 ㅜ.ㅜ
다음에 전주 가게된다면 둘러볼 곳들 꼭 찾아보고 가야지. 꼭 다시 가고 말끼다.
쓸데없이 서론이 길다. 근데 아직 안 끝났다.
전주전통문화관(전주전통문화센터) 1층에 위치한 한벽루. 어쩌다 보니 숙소와 딱 붙어 있다.
숙소를 외진 곳에 잡아서 걱정했는데, 정말 운좋게도 100m도 떨어져있지 않았다. ;)
상견례하기 좋은 집이라고 전해 들었는데, 당일날은 상견례가 아니라 아예 전통 혼례식이 있었다.
구경가볼까 했지만, 갑자기 비추는 햇빛에 덥기도 했고 남의 결혼식 구경해서 모하누.
아...나도 얼른 결혼하고 싶다. 우씨.
故 노무현 대통령이 2006년에 한벽루를 방문했었는데 그때 '왕의 정찬' 이라는 메뉴를 만들어서 대접했다고.
아쉽게도 이 '왕의 정찬'은 1인당 5만원이라는 그리 착하지 않은 가격이기에 우린 1인 3만원의 '연지문 교자상'으로.
아...노무현 대통령 보고 싶다 씨바.
분명 들었는데...기억이 안나. 먹어본 적이 있어야 이름을 알지 ㅜ.ㅜ
이건 알겠다. 해파리냉채.......아닌가?
훈제오리! 족발 아니에요~ 오리에요~
두툼한 호박전과 생선전. 여기까지가 아마도 깔려있던 음식들로 기억하는데 정확하진 않다.
상 전체 사진을 찍어둘걸 우째 한장도 없네.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깨죽깨죽 검은깨(흑임자) 죽
대충 봐도 약밥.
보나마나 무지개떡. 원래 정식에 포함된건 아닌데, 오늘 결혼식이 있어서 나온 거란다.
감사하게 야금야금 잘 먹었습니다잉.
잡채. 접시에 덜어낸 걸 찍어서 모양새가 쪼끔 그렇다.
다른 음식들은 다 괜찮았는데 잡채는 해놓은지 조금 오래된듯 해서 실망.
신선로오오오 TV에서나 봤지 처음 먹어보는거다. 엄마 신기해
서빙하는 분이 매번 설명을 해주신다. 그리고 이렇게 앞접시에 덜어주기도. 아 좋다 ㅜ.ㅜ
맛있다...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나온 떡갈비. 분명 다섯 개가 나왔는데 두 개 어디갔니...누가 벌써 집어간거니...
그렇게 안보이지만 버섯탕수. 소스가 약간 애매했지만 나쁘진 않았음.
소라무침. 찰진*-_-* 맛이라고 해야하나? 고추장이 '나 집에서 만든 고추장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그런 맛.
황포묵(녹두묵). 흔히 청포묵이라고 하는데 황포묵이 올바른 표현이란다. 치자로 물들여 색이 매우 곱다.
홍어무침+수육+새우젓의 일단은 삼합.ㅋㅋ 홍어는 많이 삭히지 않아서 먹기 좋았다.
아...갑자기 간재미무침 먹고 싶네.
적어. 양이 적은게 아니라 이름이 적어. 말 그대로 색깔이 빨개서 적어란다. 살짝 말린거라 그런지 살이 쫄깃(?)했다.
밥도둑.
새콤한 매실 장아찌, 느타리호박볶음(?), 향긋한 참나물 무침, 그리고 낙지젓.
그렇다. 밥 나올 시간이 되어가는거다.
버섯들깨탕. 목이버섯과 양송이버섯이 들어있던 것 같다. 벌써 이틀도 넘게 지났기에 기억 따위 안남.
낚지복음! 소라무침의 그 찰지던 고추장 맛이 난다. 좋아 좋아!
밥과 북어국. 북어국 맞겠지.....?
시래기 된장찌개...라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잘못 들은 듯. 민물새우가 많이 들어가서 된장찌개보단 민물새우탕 같은 느낌이었다.
누룽지! 배불러서 두 숟갈 뜨고 못먹었음. 구수했는데 아쉽다. ㅜ.ㅜ
후식 과일.
나이가 들수록 식혜보다 수정과가 점점 더 좋아진다. 히히.
원랜 1.2만원짜리 비빔밥을 먹을 예정이었는데 비용이 갑자기 두배가 넘게 뛰어서 걱정 ㅜ.ㅜ 했지만
결론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 음식이 나올때마다 간단한 설명도 곁들여주니 뭔가 대접받는 것 같은 느낌.
정말로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