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쥐어짜서 써보는 홍콩 여행기 마지막 날 - 탕진의 마카오 원정
이번에도 나흘간의 일정이지만
마지막 날엔 집에 돌아가는 게 전부라서
쯔위국에 이어 역시나 마지막 날로 제목은 퉁.
또 아침 일찍 일어나 배를 타러 왔다.
목적지는 마카오! 가자 탕진 잼
지금은 길고 긴 다리가 완공돼서 육로로도 갈 수 있게 되었다.
근데 출발지인 홍콩 공항까지 이동해야 하는 걸 생각하면
홍콩 공항 내리자마자 마카오로 갈 게 아닌 이상
그냥 배 타는 게 나을 수도.
아무튼, 8시 30분 마카오행 탑승 시이작!
164 홍딸이니까 대충 2만 5천 원 정도.
여권이 꼭 필요한데, 신분 확인용이라 도장은 찍지 않는다.
그리고 날은 오늘도 우중충하다.
사흘 내내 아주기냥 ㅂㄷㅂㄷ
여객선도 정말 오랜만에 타본다.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제주도 갈 때 탔었는데
그게 벌써 어언...나이 나오니까 생략.
우중충하고 넘실거리는 바다를 보며
한 시간을 조금 더 달려...아니지 헤엄쳐(?) 가다 보면
마카오 도착!
홍콩과 마카오에서 같이 쓸 수 있는 유심을 사 갔는데
홍콩에선 팡팡 잘 터져서 요긴하게 잘 써먹었다.
그리고 마카오 넘어갔는데, 뭐가 문젠지 먹통 -/-
다행히 터미널에 유심을 팔길래 새로 사려고 하니
마카오 유경험자인 동생이 자기가 다녀봤으니
지도 없어도 될 것 같다기에 고냥 패스.
그리고 호텔행 셔틀버스 타고 고고.
버스 타느라 벌써 살짝 헤맨 건 비밀.
죠아쓰. 이제 카지노에서 탕진 잼을!!!
이 아니라 카지노는 그저 스쳐 지나갈 뿐.
그래서 제목의 탕진은 주머니 탈탈이 아니라
체력이 탈탈이었던 거시다. 끌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이런 사진을 찍었는데
저 밑에 주황색 옷 입은 아자씨한테 붙잡힘.
찍은 사진을 보여달라 그래서 뵈줬더니 그냥 보내줬다.
아무래도 돈이 왔다 갔다 하는 카지노라서 그른 듯하다.
호텔을 나와 터벅터벅 걸어서 세나도 광장 도으착!
열한 시도 안 됐지만, 일단 밥부터ㅋ
아침을 안 먹었으니 적절한 아점 타이밍이다.
줄 서는 게 싫어서 식사 시간을 피해 동선을 짰다는
동생의 계획은 매우 효율적이었다.
그래서 웡치케이(황지기).
요 완탕면이 유명하다는 곳인데
맛없었음.
게가 들어간 콘지.
죽 비슷한 늬낌이었는데 이건 쏘쏘했고
이 쇠고기 볶음면은 완젼 맛있었음.
시꺼매서 엄청 간이 쎌 것 같은데 그렇진 않고
색만 진한 게 노두유? 뭐 그런 거 썼나 봄.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맛있음.
밥 먹고 나왔는데 비가 온다 ㅋㅋㅋㅋ
아깐 그냥 흐리기만 했는데 ㅋㅋㅋㅋㅋ 뎬장.
동생과 엄니는 비 피할 겸 옷가게 들어가서 쇼핑 모드고
난 밖에서 기다리는데 반갑게도 와이퐈이가 된다.
그래서 잽싸게 근처 지도를 받아놓음.
엄니와 동생은 고사이에 옷을 득템해서 흡족한 표정.
이제 성 바울 성당을 보러 움직여 보십시다.
비오는 마카오 갬성.
하늘이 퍼랬으면 이뻤을 텐데
날씨가 개뿔 1도 안 도와주고 ㅈㄹ
올라가다가 델리만쥬급 냄새의 유혹에 그만
지나치지 못하고 발길을 멈췄다.
유혹의 정체는 이거였고
어제 타이청 베이커리에서 먹었던 에그 타르트보다
정확히 200배 맛있음.
근데 구글 지도에 평점이 1점대 ㅋㅋㅋㅋㅋㅋ
간판은 'Tea' 플러스인데 차 말고도 이런 타르트나
주빠빠오? 쭈빠빠오?라는 돼지갈비 버거도 파는데
이건 드럽게 맛없다는 듯하니 패스하시고.
그리고 에그 타르트도 여기보다는 로드 스토우즈가 더...
티 플러스를 지나 모퉁이를 돌면
대망의 육포 거리(?)가 펼쳐진다.
올라가는 동안 시식만으로도 배가 부름ㅋ
그러다 익숙한 비첸향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어쩌다 보니 나올 때 손에 큰 봉다리가...끌끌.
우리나라선 겁나 비싸고 양도 콩만큼 주는데
여긴 반값도 안 됐던 것 긑음.
그리고 그 많은 거 홍콩으로 돌아오는 여객선 안에서
다 까머금ㅋ
묵직한 육포 봉다리 들고
성 바울 성당 유적 도으착.
앞에서 기념사진 몇 장 찍고
한 바퀴 휙 둘러본 뒤 다시 내려감.
바로 옆 몬테 요새에 올라가면
마카오 전경을 볼 수 있었는데
그걸 나중에 TV를 보고 알았네?
아무튼 복작복작한 골목을 다시 지나
좁디좁은 골목 사이로 들어가면
또 먹을 곳이 나옵미다.
어묵 거리라는데 가게는 몇 개 읎고
유독 간판에 아자씨 그려진 저 집에만 사람이 많다.
흔히 떠올리는 그런 어묵은 아니고
피쉬볼이라고 동골동골한 것들이다.
대충 보니까 두부나 내장류도 있는 거 같은디
적당히 골라서 잠깐 기다리면
조리 끗!
노란 건 카레 소스인데 안 들어간 것도 주문할 수 있다는 듯.
소스 간이 쎈 편이니 취향 따라 고르면 되겠고.
우리가 흔히 먹는 밀가루 듬뿍 어묵과는 다르게 쫀득쫀득하다.
고급 어묵 중에 어육 함량이 어어어엄청 높은 게 있는데
그런 어묵들이랑 약간 비슷.
아무튼 맛있음. 이건 호불호가 있을 수 음씀.
다른 사람들 보니 저기다 면까지 말아서 먹던데
그걸 못 먹은 게 못내 아쉽다. 흐극.
다시 성 도미니크 성당을 지나고
세나도 광장도 지나서 버스를 타고
여기...가 아니라
베네치안? 베네시안? 베니션?
아무튼 거기.
여긴 뭐 말 안 해도 워낙 유명한 곳이라.
사진으로 찍어놓으니 그럴싸한 가짜 하늘ㅋ
곤돌리에들이 모여서 노래하는 즁.
그리고 얼마 안 가서 곤돌라 탑승ㅋ
맞은편에 모르는 분들과 합승을...크흠.
두세 곡 정도 부를 시간 동안 한 바퀴 휙 도는 게 전부지만
많이 비싸진 않으니 한 번 정도는 타볼 만하다.
곤돌리에가 이탈리아 본토(?) 분이셔서 늬낌 제대로임.
이러저러하다 생일이라고 하니 한 곡 더 불러주셨다.
달리 드릴 건 없고 내릴 때 Grazie! 와 1따봉 드렸더니 좋아하심ㅋ
밥때는 아니지만, 살짝 허기가 져서 간식거리 충전하러.
이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거고
요거 먹으러 온 거였다.
아까 얘기했던 쭈빠 뭐시기. 대충 돼지갈비 버거.
고기가 큼지막해서 우걱우걱 먹다가
뼈 씹고 강냉이 털릴 뻔 ㅋㅋㅋㅋㅋ 씁
크고 아름다운 단단한 뼈가 숨어 있으니 조심들 하시고.
간단하게 요기하고 돌아다니다가
또 냄새에 이끌려 가보니
역시나 이번에도 에그 타르트.
여기 에그 타르트가 책오였다.
쪼오끔 늬끼하지만 커피로 극뽁 가능한 정도고.
베네치안? 베니션? 베네시안? 호텔 말고도
마카오에 몇 군데 매장이 있다고 하니
가까운 곳에 있으면 꼭 들려보시고.
짧은 일정임에도 굳이 마카오까지 찾아온 가장 큰 목적.
동생이 꼭 보고 싶다고 자기 주머니 털어서 예약까진 한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근데 시작 시간은 다섯 시고 지금은 네 시도 안 됐고...
가까운 곳에 카페라도 있을까 해서 돌아다녀 봤지만
개뿔도 안 보인다. 우리나라선 발에 채는 게 카펜데 ㅜㅜ
그래서 포기하고 그냥 바닥에 널브러져서 꾸벅꾸벅 졸다 보니
어느덧 입장ㅋ
문화시민이므로 공연 중 사진은 음슴.
근데 공연하는 내내 찰칵 소리도 들리고 플래시도 터지고
아주 가관이더만. -/-
쇼가 느지막이 끝났고
훼리 터미널까지 거리가 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탑승할 수 있었다.
다시 홍콩에 돌아왔지만, 아직 일정은 끝나지 않음.
체력은 어제부터 바닥나 있었고 ㅋㅋ
내일의 체력을 땡겨서 좀비처럼 움직여
피크 트램 타는 곳 도으착.
홍콩까지 왔는데 빅토리아 피크를 안 보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사람들 우르르 내린 트램에 올라타서
삐딱하게 기운 트램을 타고
덜컹거리며 십 분쯤 올라가면
야경 촤!
유료 전망대에 올라가서 봐도 되지만
구글 맵에 'Lions Club of Tai Ping Shan Pavilion'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곳에서도 요정도 야경은 감상할 수 있다.
바람 불고 추워서 사진 대충 찍고
실내로 피신.
여객선에서 열심히 육포를 씹어먹었지만
당연히 그걸로 끼니가 해결되진 않았고.
열 시가 넘은 시각이라 문을 연 음식점도 없어서
그냥 내려갈까 하다 마침 열려 있길래 그냥 들어왔는데
이런 곳.
포레스트 검프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데
영화 안 봐서 잘 모름ㅋ. 아무튼 미쿡에서 시작한 곳으로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등에도 체인점이 있다.
고 한다.
마지막 날이라 부담 없이 술도 주문하고
실패할 일 없는 햄버거랑
새우가 잔뜩 들어있던 수프.
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꿀맛.
사진 보고 또 생각나서 급하게 찾아보니
Shrimp Dippin Broth라는 거 긑음.
나중에 꼭 만들어봐야지.
그리고 새우 모듬! 메뉴 이름이 무려
Shrimper's Heaven
새우는 스릉이니 천국 맞네!
가격만 빼고
호기롭게 메뉴를 세 개나 주문했는데
감자튀김이 무슨 한 바가지는 딸려 나와서는
먹다 먹다 결국 GG치고 싸 들고 나왔던 기억 ㅋㅋ
어쨌든, 그렇게 빵빵해진 배를 두드리며 나와서
빅토리아 피크를 굽이굽이 내려가는 버스를 타고
홍콩 야경을 찬찬히 구경하며 셋째 날 일정 마무리.
뽀오나스 진짜 마지막 날.
달리 일정은 없었고 그냥 집에 가는 게 전부였는데
아침 일찍 제니 쿠키 사러 가자는 동생에게 끌려 나옴.
이게 인당 큰 거 하나, 작은 거 두 개였나?
아무튼, 개수 제한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이게 뭐라고 아침 댓바람부터 ㅜㅜ
득템 완료.
그냥 좀 괜찮은 버터 쿠키고만 뭐 이리 호들갑인가 싶었는데
나아아중에 다른 집 버터 쿠키를 먹어보고 깨달았다.
제니 베이커리 쿠키가 확실히 맛있다.
AEL 역까지 가는 셔틀을 타러 정류장에서 대기타는 중
고 와중에 매의 눈으로 스캔한 동생이
저 건너편 매장에서 옷 득템해옴.
대다나다.
사흘 내내 흐리고 바람 부는 것도 모자라
비까지 신나게 와놓고서는
돌아가는 날이 되니 대화창.
하...대환장.
억울하지만 별수 있나.
갑시다. 집에.
디즈니랜드는 못 갔으니까
디즈니 스토어라도ㅋ
여기서 미키 머리 모양 거대 머그컵 사서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이제 홍콩 바이바이!
하기 전에 배 좀 채우고.
진짜로 바이바이!
홍콩에 갈 때보다 더 허술한 간식.
공항에서 뭐라도 먹길 잘했다 ^^^^^
그렇게 기절했다 눈을 뜨니 한쿡 도착.
공항을 빠져나오니 여덟 시가 다 되어간다.
대충 송도를 지나가던 중이었는데
법 먹고 가자 그래서 차를 돌림.
그리고 아무 데나 들어가서
돼지 두루찌개라는 걸 먹었다.
정말 맛이 없었다.
이럴 거면 그냥 바로 집으로 갈 걸.
이렇게 찝찝한 마무리를 남기며
날려쓰는 홍콩 여행기는 여기서 끗.
덧,
그래서 내년은 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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