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에 산 Beoplay A1(링크)를


샤워 메이트로 아주 요긴하게 잘 써먹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소리가 이상해졌다.


밀폐된 욕실에서 부밍음이 생길 정도로


저음을 강하게 재생해주던 놈인데


히마리가 읎어짐. 벌써 뭐가 문젠지 알 것 같지만


그래도 확실히 하기 위해 Signal Generator 앱으로


100Hz 미만의 저음을 재생해 보니...




하.


저음이 샌다. 밀폐형인데 저음이 샌다.


당연히 멀쩡한 소리가 나올 리가 없다.


맨 처음에 샀던 것도 같은 문제로 반품했었는데


이런.




커버를 열어서 확인해 보니


4시 방향에 있는 곳에서 소리가 새면서


파르르, 파닿닿닿, ㅂㅂㅂㅂ 하는 소리가 난다.


손꼬락으로 딱 막아주니 잘 울려줌.




속을 들여다보니 별 모양 나사다.


어차피 워런티 아주 넉넉하게 남았으니


AS 보내면 되겠지.




근데 왜 서랍에 T10 도라이바가 들어있을까...?


그리하여 나는 내가 특급 마이나스의 손이라는 걸 망각한 채


손을 대고 말았다. 핳.


여기서 경고하건대, 만약 당신의 A1에 같은 문제가 발생했고


워런티가 남아있다면 당장 이 페이지를 닫고


AS를 신청하기 바란다. 난 분명 경고했음.


그러니까 따라하다 나처럼 주옥되면 니 탓이세요.


아무튼,


소리가 샌다는 건 기밀 유지가 안 되는 거니까


나사가 덜 조여져서 그런 줄 알고 더 조였는데


헛돈다.


아주 자그맣게 짷! 소리도 들린 것 같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바로 모든 나사를 풀고 조심스레 열어보니




짜개지고




빠개짐.


그러하다. 그 작은 소리의 정체는


1년 8개월의 워런티가 날아가는 소리이자


주옥되는 소리였다.


그러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짜개진 건 100% 내 탓일 테지만


빠개진 건 이미 금이 가 있었을 확률이 높다.


그쪽으로 소리가 새고 있었으니까.


밀폐형인 데다 댐핑이 상당한 물건 치곤


하우징이 전체적으로 너무 허술하게 만들어져 있다.


특히 저 깨져나간 나사 구멍 부분은 두께가 얇고


보강이라곤 1도 없어서 충격이 가면 쉽게 깨질 스멜.


유튭에서 'Beoplay A1 Bass Problem'으로 찾으면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영상이 여러 개 나온다.


라는 말은 이건 애초부터 설계 불량.


결정적으로 저거 열고 닫고 두어 번 했더니


다른 두 군데의 홀에서도 소리가 샘.


ㅅㅂ


이미 워런티는 주옥...아니 날아갔으니


어떻게든 고쳐야 할 텐데.


하며 짱구를 굴리다가 떠오른


아주 원초적인 해결책.




틀어막음 ^^^^^


실리콘, 발포 우레탄, 지우개(?) 등등등


탄성이 있는 것들을 가공해서 나사 구멍을 쑤셔 막는다.


어차피 커버를 씌워야 하기에 저것들이 튀어나올 일은 없다.


그리고 이 원시적인 방법은 아주 효과적이었다.


수리 끗! ^^^^^^^^^


근데 나사 구멍이 아니라 테두리로도 새어 나오는 경우도 있는지


글루건으로 테두리까지 아주 떡 바른 영상도 있었다.


다행히 난 나사 구멍만 막는 수준에서 해결됐지만.


당장 문제는 잡았으니 일단 쓰는 데까지 써보겠는데


이러다 테두리로 새어 나오는 상태가 된다면


버려야지 -___-


껍데기만 그럴싸하게 만들지 말고


내부도 좀 신경 쓰자. 뱅올 놈들아.



덧,


이도컴퍼니 온라인 AS 접수한 게 월요일 저녁인데


목요일인 오늘까지도 연락이 없다. -_____-


이도는 거르라는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닌 듯.


어차피 A1은 뽀개먹어서 워런티는 물건너 갔고


다음에 뱅올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면


닥치고 코오롱으로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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