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 후쿠오카 여행 첫째 날 - 연속적 멘붕의 하루
일주일도 안 남기고 결정했던 일본, 후쿠오카 여행(클릭)
말 그대로 번갯불에 콩 꿔먹듯 준비했지만, 어쨌거나 여행이니까 두큰두큰
해가 뜰랑말랑한 시각에 출발해서 공항에 도착하니 출발까지 한 시간 반 정도 남아있었다.
이번엔 저가항공사가 아니라서 탑승동까지 안 가도 되니까 시간은 충분하겠지.
그리고 아침 일찍부터 사람이 많아 봐야 얼마나 되겠어 ㄲㄲㄲㄲ
는 개뿔. 누가 요즘 불경기래?
인터넷 면세점에서 적립금을 미친 듯 퍼주는 덕분에 왠지 안 사면 손해인 것 같은 묘상한 느낌?
근데 또 딱히 필요한 건 없어서 고민하다가 집에서 나오기 직에 급하게 소소한 선물거리를 주문했다.
3시간 전 주문 매우굳ㅋ
그리고 탑승 게이트로 고고! 가까워서 진짜 조흐다.
메이저 항공사는 처음...은 아니고 제주도 가면서 땅콩 항공을 타긴 했었는데
그땐 김포였으니까. 인천공항 탑승동 가기 시뤄
뭅뭅
머리털 나고 두 번째 해외여행인데 또 일본, 또 큐슈라는 건 큰 함정 ㅋㅋㅋ
그래도 다음엔 혼슈로 간다 ㅋㅋ
응?
파닥파닥
배가 고파서 죽어갈 무렵 기내식이 나왔듬.
빵 속에는 매운맛 참치가...익숙한 인스턴트의 맛이었듬.
기장 아자씨가 지금 후쿠오카의 날씨는 흐립니다. 라고 했는디
야경을 찍어야 해서 (나가사키지만) 망했다. 또 망했다 ㅜㅜ 그라고 있는데
이런 날씨를 흐림이라고 하나?
셔틀 타고 의미 없는 뺑뺑이 한 바퀴.
웰콤 투 후쿠오카.
LTE 로밍은 가격이 씰데없이 비싸고, 3G 로밍은 데이터 100MB 제한.
더군다나 SKT는 똥꾸린 쏘뱅 망을 쓰는데 나가사키 갔을 때 틈만 나면 서비스 불가 -.-
그래서 이번엔 데이터 로밍은 안 하고 대신 포켓 와이파이를 빌리기로 했다.
속도, 가격, 용량 등등 모든 게 합리적. 그리고 여럿이 쓸 수 있다는 빅 메리뜨.
충전해야 할 게 하나 더 늘어난다는 귀찮음은 있지만, 그래도 열 시간 정도 버텨주니
하루 일정 동안은 너끈하게 쓸 수 있었다. 어차피 보조 배터리를 챙겨다니기도 했고.
출구에 있는 요런 걸 보니 일본에 온 게 약간 실감이 난다.
한글이 하도 여기저기 적혀 있어가지고 -.-
포켓 와이파이. 이 녀석의 큰 비밀을 귀국 직전 공항에서 알게 되었다지.
어쨌거나 속도 굳+_+! 3G 로밍은 1Mbps/0.1Mbps라는 딥빡 속도였는데 하.
근데, 분명 로밍 데이터 차단 설정 해놨는데 갑자기 데이터를 썼다는 문자가 ㄷㄷㄷ
히껍해가지고 셀룰러 데이터도 꺼버렸다. 다행히 807원밖에 안 나옴. ㄷㄷㄷ 휴우.
일단 하카타 역으로 갑시다.
이보시오 기장 양반. 흐리대매?
하카타 역까지 버스, 지하철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코앞에서 바로 탈 수 있는 버스가 편할 듯.
후쿠오카 공항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꽤 되는데, 셔틀을 타고 역까지 가야 한단다. 구찮다.
의도치 않게 기사 아자씨랑 아이 컨택 ㅋㅋㅋ
버스만 타면 오백엔 넣고 벙쪘던 그때 그 사건이 떠오른다.
이번엔 공항에서 하카타 역까지 260엔짜리 표를 미리 끊어서 탔다. ㅋㅋ
하카타역을 뒤로하고 일단 숙소로 고고
숙소에 귀찮은 짐 덩어리들을 맡기고 바로 점심을 먹으러 나섰는데
여긴 뭔데 다들 이렇게 줄을 서 있는 걸까 궁금궁금.
나중에 찾아보니 우동? 소바? 어쨌거나 면 파는 곳.
가격 괜찮던데 가볼 걸 그랬나?
2% 아쉬운 느낌을 뒤로하고 캐널시티를 향해 고고
이타샤!!!
는 아니고 광고 차량 같은데 뭔지는 모르겠음.
그래도 그렇지 허머에 이런 짓을 ㄷㄷ
캐널시티 입구. 어딜 가나 보이던 유니클로가 요긔에도 읭네
요따우로 인공 운하를 만들어 놓았다.
무더운 날씨라 저기서 물 맞으며 뛰노는 애들이 부러웠지만
그렇다고 차마 같이 놀 수는 읎었다. 아무리 정신연령이 비슷하더라도...
쇼핑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주린 배부터 어찌하기로 하고
캐널시티 안에 있는 라멘 스타디움으로!
배고프고 귀찮기도 해서 라멘 스타디움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처음 집으로 결정.
나중에 찾아보니 구마모토에서 유명한 라면이라고 하는데
후우.
가장 기본적인 돈코츠 라멘을 골랐다. 880엔.
주방에선 청년이 열심히 만들고 있었고
일단 시원해서 첫 번째 굳ㅋ 물이 시원한 건 두 번째 굳ㅋ
5분 만에 라멘이 날아왔다. 오호 비줠 지대론뒈? +_+
배가 고파서 사진도 막 찍음. 친구는 매운 라멘을 골랐는데
그냥 캡사이신 맛이 아주 살짝 느껴지는 정도라나.
내가 고른 돈코츠 라멘은...짠데 싱겁고 늬끼한 맛.
배가 고파서 면은 다 먹긴 먹었다만. 국물을 남겼다. 저만큼이나.
라멘 스타디움에 그 유명한 이치란도 있던데, 거길 찾아갈 걸 그랬나.
어쨌거나 배는 채웠으니 간단한 쇼핑 시작.
캐릭터 상품이랑 이것저것 잔뜩 파는 곳이었는데 이름은 모름.
여기 서 있으니 왠지 목이 따가워지면서 잠이 올 것 같은 느낌이었음.
타이토 스테이숀!!
인데 죄다 인형 뽑기 기계밖에 없더라. 가샤퐁이랑-_-
그나저나 일본에선 확실히 라인 잉끼가 어마어마한가 봄.
도라에몽과 미니언즈 사이에 코니와 브라운이 있다니!
인형 말고 군것질거리도 ㅋㅋㅋㅋ
근데 진짜 먹을 거 맞나? 저건 그냥 사 먹는 게 싸게 먹힐 거 긑은데.
밥을 먹고 나왔는데도 여전히 아그들은 뛰노는 중.
그르치. 저 나이 땐 체력이 방전되지 않지.
마네킹 손가락에 장난질 치고 옴 ㅋㅋㅋ
퓌쓰!
복합 쇼핑공간답게 이런저런 매장이 음층 많다.
시계는 큰 관심 없으므로 가볍게 지나쳐주고
호록호록 훑어보던 와중에 눈에 띈 스튜디오 지브리 샵!
지브리 애니는 하울이랑 생갈치1호밖에 안 봤지만
또털어토토로는 왠지 귀엽다.
이 부채들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하나씩 샀음ㅋ
아주 가볍게 한 바퀴 휙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
들어갈 땐 못 본 거 같은데 왠 두꺼비가...
더운데 고생이 많네 청년.
다시 호텔로 돌아가는 길.
맨 오른쪽 집이 아까 줄 잔뜩 서 있던 그곳이고
왼쪽 두 곳도 음식점이었는데, 찾아보니 비싼 주점? 같은 곳.
플레이트를 보니 왠지 하루 경비보다 비쌀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라
굳이 가격은 찾아보지 않았씀.
쳌크인. 여느 비즈니스 호텔과 마찬가지로 쪼고마니하지만
몸 뉘일 수 있고 씻을 수 있으며 에어컨 빵빵함. 더 바랄 게 없돠.
오늘의 목적지인 나가새끼로 가기 위해 하카타 역에 왔다.
왼쪽에 미뇽 크루아상. 냄새가 흐하흐하. 꼭 사 먹어야지!!! 했는디 결국 못 사 먹음 ㅜㅜ
그리고 하카타 역을 나와서(???!?)
역 뒤편에 있는 요도바시 카메라에 옴 ㅋㅋ
친구가 야경에 필수인 삼각대를 못 찾아서 그냥 오는 바람에 현지 조달 ㅋㅋ
그 와중에 스트랩에 눈독 들이고 있눼 ㄲㄲ
여유가 있었다면 여기서 몇 시간은 죽치고 있었을지도 ㅋㅋㅋ
살만한 게 꽤 많았는데 아쉽지만 패스. 앗싸 돈 굳었다. ^_^...
리어카 매장도 있었다. 안 그래도 라이타 카메라 들고 갔는데! 급 반갑
영접하지 못할 저분들은 사진으로나 감상하기로 하고
여기저기 빙빙 돌다가 고릴라 포드 발견!
4천몇 엔이었던가...
그리고 사흘 뒤, 친구가 집에서 고릴라 포드를 발견했다는 낭보를 전해왔다.
그렇게 겉핥기로 요도바시 한 바퀴를 훅 돌고
다시 하카타 역으로. 무인발권기에서 나가사키 왕복 2인을 눌렀더니 14000엔이나 뜸.
이게 아닌디...하며 창구로 가서 욘마이킷푸 주세욘 했드니 10280엔 ㅋ
하카타<->나가사키 구간을 운행하는 카모메 33호.
그리하야 나가새끼로 갑니다.
요거 발권해놓으면 두 달 동안 쓸 수 있다는 겅가?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시골은 거서 거기
가끔 이렇게 해안도 지나가긴 하는데...풍경은 그냥그냥.
해안가의 경치는 나가사키에서 사세보로 가던 시사이드 라이너가 짱이었는뒈.
핸드폰 배터리가 간당간당하고, 친구 카메라 배터리도 간당해서
보조배터리 꺼내서 충전하다 보니 친구 폰도 간당간당. 내 폰 배터리는 웬만큼 찼길래
친구에게 넘겼는데 갑자기 보조배터리가 죽어버렸다. 꽉꽉 채워서 충전해온 건데...흘.
보조배터리의 급작스런 배신에 기분이 쌔했지만, 뭐 별일 없겠지 하며 멍 때리고 앉아있다가
도착까지 한 시간쯤 남았길래 나가사키 전망대에 가는 방법이나 찾아볼까 하고 검색을 했는디
나가사키 로프웨이(케이블카)가 내진 보강을 위해 내년 2월까지 운행을 중단합니다.
헐 이런 나가새끼 ㅜㅜ 나한테 왜 이래 이 나가새끼야 ㅠㅠ
갑자기 멘붕와가꼬 벙찜. 나는 무엇을 위해 나가새끼행 기차를 타고 있는가. ㄱ-
하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더 찾아보니 다행히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역에서 전망대 입구까지는 유료 셔틀이, 그리고 전망대 입구에서 정상(전망대)까지는
무료 셔틀이 운행 중. 그래. 죽으라는 방법은 없구나! 하는 희망으로
나가사키 역에 도착했스므니다.
딱 2년 만에 다시 찾은 나가사키역은
여전히 수원역 같음.
그래도 반가운 노면전차 ㅋㅋ
이너넷으로 찾아본 셔틀버스 운행 시각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서
역 건너편에 있는 요런 곳에서 대충 저녁을 때우기로 했다.
덮밥 같은 거 파는 집이었는데
한쿡사람이라 한쿡 스타일로 요래 따로 나오는 메뉴로 시킴. ㅋㅋ
맛은 뭐 그냥 적당히 조미료 맛. 조미료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서 맛나게 먹음
사실 배고파서 뭘 먹어도 맛났을 거임. 점심으로 먹었던 라멘 빼고.
5분 만에 밥을 마시고 다시 육교를 건너 나가사키 역 앞에 셔틀 타는 곳으로 갔는데
셔틀버스 운전기사님 말씀하시길, 예약이 다 끝났다고...
오후 7시 10분. 그게 오늘 마지막 셔틀이었는데 예약이 끝났다고...ㅜㅜ
기운이 쫙 빠졌다. 뭐 때문에 두 시간을 달려 여기까지 왔능가. 흐헣헣흐헣
그래도 호옥시나 뭔가 다른 방법이 없나 해서 발걸음을 돌려 기사님께 여쭤봤는데
'요 앞 정류장에서 5번 버스 타면 전망대 입구까지 가니까 거기서 내려서 셔틀버스를 타유~'
오오오오오오오 오오오 핵다행 꿀(?)다행 개(???)다행!!!
금세 도착한 5번 버스를 타고 전망대가 있는 이나사 산으로 향했다.
어쩐지 일이 갑자기 잘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조심해야 했다.
버스 안에서는 계속 '이 버스는 이나사 산 전망대로 향하지 않습니다.' 라는 뉘앙스의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으나, 나는 나의 일어 듣기 실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내가 잘못 들은 거겠지 하며. 그리고 어쨌거나 버스는 산으로 향하고 있었거등.
그렇게 넋을 놓고 있을 무렵. 갑자기 버스가 엄한 방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엏? 이쪽이 아닌데??? 어버버버 하다 보니 어느새 종점. 전망대와는 정 반대쪽으로 와버렸다.
어차피 돌아가는 차편도 이것뿐이라 딱히 중간에 내릴 수도 없었고...
종점에서 버스 기사님과 어색한 아이컨택. '전망대는 안 가죠?'라고 여쭤보니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버스를 잘못 탔어 자네들!'이라고...ㅜㅜ
우리가 타야 할 버스가 5번은 맞았지만, 이 5번 버스는 노선이 두 개라고...
셔틀버스 기사 아자씨가 그런 얘기까진 안 해줬는디...아놔 ㅠㅠ
50%의 확률인데 그걸 빗겨가네 ㅋㅋ 내 마이나스의 손은 장소와 국가를 가리지 않는다.
암튼, 버스 기사님의 배려로 산 중턱의 분기점 (아사히 초등학교 입구)까지 그냥 태워주심.
그리고 10분 후 전망대 입구로 가는 버스가 오니 반대편에서 타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하카타로 가는 마지막 열차가 9시 30분이라 촉박했지만, 야경이 목적이었던 만큼 일단 올라가 보기로.
그래서 아사히 초등학교 입구 정류장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7시 45분.
그리고 올라가는 버스는 대략 7시 55분~56분 정도에 도착할 예정.
그때 드문드문 지나가는 택시가 보인다. 여기서 짱구를 살짜쿵 굴려보았다.
버스를 타고 전망대 입구까지 가도 20~30분마다 한 번씩 운행하는 셔틀을 타거나
약 15분의 도보로 전망대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빠듯할 것 같다.
하지만 택시를 타고 정상(전망대)까지 이동하면 충분한 시간 절약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택시를 잡았다. 7시 50분. 그리고 5분 만에 전망대 입구에 도착!! 앗싸!!!!
도 아주 잠시뿐. 5분이 넘도록 앞에 차들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중에 보니 정상의 주차장이 만차라 한대가 빠지면 한대를 올려보내는 식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겠지. 어쨌거나 이미 시계는 8시를 넘겼고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내려서 정상까지 도보로 움직이는데
하...
연속된 오르막+계단. 1/3 즈음 갔더니 평지가 조금 있어서 드디어 오르막은 끝이구나!!!! 앗싸!!
는 훼이끄. 정상까지 꾸준하게 오르막 ㅋㅋㅋㅋㅋㅋㅋㅋ 뭣도 모르고 초반에 열심히 뛰었더니
절반즈음 가서 지대로 퍼지고 말았다. 안 그래도 캐즈질 체력인데 크핳핳핳핳 ㅜㅜ
걸어서 올라간 건지 난간 잡고 기어서 올라간 건지 기억이 안 나지만, 어쨌거나 15분 정도 걸림.
그래도 어찌어찌 정상에 도착한 게 기특하긴 한뒈, 다리가 후들거려서
정상에 있는 3층짜리 전망대 건물에는 도저히 못 올라가겠듬.
그래서 그냥 밑에서 찍었듬.
재작년 똥망했던 기억을 뒤로하고 맑은 날씨에 찍은 나가사키의 야경은!!!
60초 후에 공개됩니다.
는 쀄이크고
이거슨 폰카 ㅋㅋㅋㅋㅋ 진짜배기는 맨 밑에서 공개하겠음!
사진은 후드닥 찍어서 해치웠지만, 이번엔 또 내려가는 게 걱정.
마침 셔틀이 와있어서 줄을 섰는데...정원 28명을 칼같이 지킨다.
아주 칼같이. 그래서 내 앞앞에서 끊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바로 앞에서 끊긴 게 아니라서 조금 위안이 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썅
운행 간격은 20분이란다. 지금 시각이 8시 30분이니 다음 셔틀은 8시 50분 즈음이란 건데
입구에서 또 시내버스를 타야 하고, 버스도 바로 안 올테고, 역까지 가는 시간도 있고 @_@
머리가 또 복잡해졌다.
휴.
그때 주차장에 있는 택시들이 눈에 딱 들어오는데, 돈지랄이더라도 노숙보단 낫겠지
라는 생각으로 역까지 얼마정도 나오느냐고 물어보니 대충 1700엔 정도 될거라네?
오? 그 정도면 충분히 탈 만하다! 라는 생각에 당장 올라타려고 했는디...
그 많은 택시가 다 '예약'된 차. 그러니까 대절 택시였던 거다. ㅋㅋㅋㅋㅋㅋ
밑에서 타고 올라와서 거기서 잠깐 기다렸다가 또 그거 타고 내려가는 거.
하...일찍 알았더라면 이 개고생은 안 했을 텐데 ㅠㅠ
너무 늦게 알아버린 대가는 별거 없었다. 단지 다시 걸어서 내려오는 것...그것 뿐. ㅋㅋ
그래도 내리막이라서 내려올 땐 10분밖에 안 걸렸다. 그래서 8시 45분.
역까지 약 25분 정도 예상되고, 마지막 기차는 9시 30분이니 노숙 안 해도 된다!!!
근데...
앞에 보이는 정류장 시간표에 10번이랑 70번은 있는데 5번 버스가 없네? ㅋㅋ
올라올 때 택시를 타는 바람에 5번 버스가 어디서 정차하는지 알 수 없었다.
나가사키는 구글맵에서 버스 노선 확인이 불가능했고, 급하게 인터넷 검색 찬스를 사용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여기서 뭘 타야 하는지 모름. ㅋㅋㅋ
설마 여기(B)가 아닝가 하고 셔틀 주차장인 A 쪽을 보니 버스랑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혹시나 하고 뛰어가 봤지만 역시나 거기도 아님. 그냥 전세 버스였음 ㅜㅜ
아이고 노숙하겠구나...
거의 포기한 심정으로 터덜터덜 다시 B의 정류장으로 왔더니 10번 버스가 서 있었다.
지푸라기 잡는 마음으로 나가사키 역 근처를 지나가냐고 물었더니 글쎄
나가사키 역으로 가는 버스란다. 햐...드디어 살았다 ㅠㅠ
버스에 올라타서 시계를 보니 8시 55분. 충분하고 충분하다.
충분한데
9시가 넘어도 버스가 출발을 안 해. ㄷㄷㄷ 다시 불안해짐 ㄷㄷㄷㄷ
9시 1분...
9시 2분...
9시 3분. 아직도 안 가 ㄷㄷㄷㄷ
그리고 9시 4분. 드디어 문이 닫혔다.
9시 5분 버스 출발. 아오씨 똥줄 타 죽겠눼
나가사키 역까지 20분~25분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기에 내려서 전력질주를 할 각오로
차비를 손에 쥐고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디, 다행히 9시 23분에 역 건너편에 도착.
종종걸음으로 육교를 건너서 무려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는 여유까지 부리며
하카타로 돌아가는 카모메에 올라탈 수 있었다. 아오.
평소에 그냥 집에 가만히 틀어박혀 있을 때도 물은 하루 1리터 이상 마시는데
이 더운 날 이맨치나 걸어댕겼으니 ㅋㅋㅋ
사서 마신 음료만 500ml짜리 네 개, 점심이랑 저녁 먹으면서 물 두세 컵씩은 마신 거 같고
숙소 들어갈 때 2리터 생수 한 병도 사 들고 갔다. 실사판 물먹는 하마입니다. 엣헴
겁나 반가운 하카타역 ㅜㅜ
뜬금없는 리어카 사진. 필터를 끼웠더니 렌즈 캡이 저렇게 밖에 안 닫아진다. 슬림 필턴데...
괜히 불안해서 렌즈 캡에 끄내끼를 달았는데, 의외로 빠지지는 않음.
모양 빠지니 당장 빼야지. -.-
참말로 유용한 앵커 충전기. 다음 여행에도 요놈은 꼭 챙겨가야지.
어쨌거나, 나가새키 가는 열차 안에서 날 물 멕인 저 Allo 보조배터리는
충전기에 연결하자마자 되살아났다. 그것도 4개의 LED 중에 3개가 켜진 채.
가지고 있는 놈 중에 용량이 젤 커서 들고온 건데...이론 쒸. 버려야지.
그래서
그러니까
그러므로
야경이 어떻게 됐냐면
망해쓰요. 시원하게 또 망해쓰요.
두 번 다시 야경은 털지찍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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