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좀 아는 놈이 만든 게 확실함. Obins ANNE Pro 2 개봉기
기대하던 녀석이 드디어 도착했다.
지난달 초(!)에 이 녀석의 청축 버전을 주문했다가
청축의 위험성을 깨닫고 바로 취소했지만, 판매자 놈이 늦게 확인해서
어쩔 수 없이 배송이 떠버렸는데, 그렇게 한국에 도착했지만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 세관에 한 달 넘게 묶여있음-____-
요 얘긴 같이 묶여있는 다른 키보드가 오면 거기에 쓰기로 하고
아무튼, 어쩌다 보니 같은 물건을 적축 버전으로 하나 더 사버렸네. 핳.
마닉 K61 개봉기(링크)와 정반대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녀석도 61키의 아담한 키보드다.
펑션 키도 없고 방향키도 없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키보든데
아담한 물건에 이상한 집착 같은 게 있어서...흠.
어쨌든, 샀으니까
까보자.
다른 사람들 개봉기 보니 다들 박스가 너덜너덜하던데
내가 받은 건 그래도 납득할 정도의 구겨짐.
즉당히 잘 싸여있으니
뽀개지진 않았겠지.
나머지 구성품들.
뻐얼건 색상의 USB-C 케이블과 키캡 리무버
그리고 여분의 포인트 키캡들.
쨘! 뽀얀 게 이쁘장하다.
여기서 또 자연스레 마닉 K61(링크)가 떠오르는데
확실히 키캡에 적힌 게 적으니 훨 깰끔.
크기는 역시나 요 정도.
두께는 또 어쩔 수 없고.
이놈의 RGB...
이번엔 카일 박스 적축을 골랐다.
게이트론, 카일 박스, 체리 축 제품이 나와 있는데
이상하게 체리 축 제품은 꺼먼색만 선택할 수 있었고
또 마닉 K61에서 써본 박스 백축이 꽤 괜찮았기에.
이게 체리 적축이랑은 또 느낌이 확 다르다.
카일 박스 백축에서 딱 클릭만 빠진 듯한 늬낌.
그리고 체리 적축보다 더 부드럽고 가볍다.
스위치 테스터로 눌러볼 때 차이가 꽤 나길래
불량인 줄 알았는디, 진짜 고만큼 차이가 난다.
근데 게이트론 적축은 이거보다 더 가볍던데...?
역시 사진 찍을 때 만큼은 RGB 백라이트 버프가 ㅋㅋㅋ
기본 키캡이 뽀얀 게 나름 이쁘긴 하지만
이중 사출 PBT라는데 까실함이 없어서 거의 ABS급.
키캡 종류로 잔뜩 사놨으니 그거 쓰면 될 테고.
적당한 가격에 만듦새도 괜찮고
무엇보다 프로그램으로 풀 매핑이 가능한 게 우웡국.
그래서 슬립 모드 단축키를 만들려고 했는데, 안 되네.
대신 매크로를 쪼물쪼물해서 그걸로 극뽁!
역시 프로그램이 따로 있으니 할 수 있는 게 많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기능도 많다. 2개의 Fn키와 별개로
탭 키라고 짧게 누르면 지정한 동작이, 길게 누르면 원래 키로 눌리는데
기본적으로 우측 SHIFT, FN1, FN2, Ctrl에 방향키가 매핑되어 있다.
방향키가 없는 포커 배열이라 요걸로 그럭저럭 극뽁이 될 것 같길래
구매하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기능...인데 문제가 있네.
이게 딜레이가 길어서 0.5초 정도 누르고 있어도 탭 키로 동작.
그리고 따로 딜레이를 설정할 수도 없다.
글 작성하면서 종종 쓰다가 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우측 시프트가 방향키로 동작해버려서 -.-
그리고 뭐가 꼬인 건지 버그인 건지 분명 탭 키가 동작했지만
시프트 키가 눌려있는 상태가 되는 경우도 몇 번 겪었다.
게다가 탭 키로는 블럭 설정도 안 됨. 음...
그래서 탭 키 기능은 미련 없이 꺼버렸다.
대신 매직 Fn이라고 캡스 락 키를 누르고 있으면
캡스 락 대신 Fn으로 동작하는 기능이 있는데
Fn+WASD가 방향키라서 한 손 조작은 요거에 익숙해져야 할 듯.
어쨌든, K61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용성이 좋다.
인간적으로 K61의 5초 누르기는 진짜 역대급 개노답.
근데 이 녀석도 문제가 없진 않다. 자잘하게 버그가 쪼끔.
멀티미디어 키를 추가할 수 있길래 볼륨 키를 넣어뒀는데
작동을 안 함. 그래서 안되납다 하고 포기했는디
해외 포럼 찾아보니 페어링을 다시 하면 된다고.
고대로 해보니 잘 됨 -_________-
그리고 현재 펌웨어 기준으로 매직 Fn 켜짐, 탭 키 꺼짐 상태에서
캡스 락 키가 작동을 안 하는 문제가 있다.
탭 키를 쭉 써서 몰랐는데, 오늘 꺼놓고 보니 이런 버그가...
그래서 탭 키를 켜고 탭 키에 할당된 방향키를 없애버림ㅋ
그리고 배터리.
충전기에 밤새 연결했는데도 완충이 안 되고 96%.
테스터 물려보니 5V 0.1A가 들어가는 둥 마는 둥 한다.
이 정도면 충전이 아니라 구동에 필요한 배터리만 빨아먹는 건데.
배터리 보호를 위해 이 모양으로 해놓은 건가 싶기도 하고.
충전은 어려운데 사용은 쉽다. 생각보다 배터리가 훅훅 줄어든다.
키 매핑하다 보니 배터리 인디케이터도 있길래 추가해놨는데
1부터 0까지 녹색과 뻘건 색의 LED가 켜지면서
대략적인 잔량을 알려준다. 근데 충전한 지 이틀만에 50%??
배터리 잔량도 프로그램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연결해보니
67%뜸. 인디케이터 켜보니 60%대라고 잘 표시됨.
근데 뽑았더니 인디케이터는 또 50%로 나온다.
처음 받았을 때 방전된 상태는 아니었으니
배터리가 맛 간 건 아닐 거고...
아무래도 전원부가 부실하거나 문제가 쫌 있는 것 같으다.
아무튼, 이대로면 잘해야 닷새 정도 쓸 수 있을 듯.
배터리 용량이 전작보단 많이 늘어났다지만,
그래봤자 고작 1900mAh밖에 안 된다.
분해한 거 보니 공간 낙낙하드만. 쫌 넉넉하게 넣지-_-
간신히 일주일 쓰는 Plum 84(링크)보단 나을 줄 알았는데
난감하다.
이러저러 커스텀이 가능해서 사용성이 꽤 좋지만,
어쨌든 키가 없는 만큼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불편함까지 전부 감수하고 쓸 만큼
꽤 맘에 들었었는데, 배터리가 이모양이면...하...
기대를 다 버리고 딱 일주일이라도 버텨줬으면 좋겠는데
안 될 거야 아마...
외쿡 애들 보니까 더 큰 배터리로 교체도 하던디
결국 거기까지 가야 하는 건가.
어째 무선+기계식 키보드들은 한결같이
배터리가 이 모양인 거신가.
대체 왜때문인가.
아오.
기본 키캡도 뭐 나름은 괜찮았지만
그래도 깰끔한 건 무각이 책오 아니겠능가.
근데 키캡 색이 쫌...
하얀색을 샀는데 대놓고 푸른 색이 돈다.
형광색 잔뜩 나는 A4용지 같은 그런 흰색.
기본 키캡도 완전 순백색은 아닌데...아아.
그래서 원복하고 다른 키캡을 주문...했는디
배터리가 이 모양이라 괜히 산 것 같기도.
하아.
덧,
19일 오전에 완충해서 22일 오후에 사망. 줄줄 샌다.
그래서 3500mAh짜리 배터리 주문함 ㅋㅋㅋㅋ 하.
이거면 일주일은 그럭저럭 버틸 수 있겠지.
그리고 다행히 충전중일 땐 5V 0.3A가 들어간다.
완충까지 네 시간 안짝이면 될 것 긑음.
어차피 90%즈음 넘어가면 제대로 충전도 안 되니까.
덧2,
매직 Fn 기능 덕분에 캡스 락을 자주 누르게 됐는데
이게 캡스 락을 아주 기이이일게 누르고 있어도
다른 키를 입력하지 않고 떼면 캡스 락 키로 동작해버린다.
그리고 현재 펌웨어의 문제로 무선 사용 중엔 캡스 락 LED가 안 켜짐.
그러다 캡스 락 자리에 Fn이 박혀있는 어떤 키보드를 봤는데
Fn 키 조합으로 탭 키를 누르면 캡스 락이 작동하게끔 돼 있네?
어차피 캡스 락은 쓸 일이 거의 없어서 고대로 따라서 세팅했는데
이상하게 작동을 안 함. 그래서 안되납다 하고 포기했다가
호옥시나 해서 매직 Fn 기능을 해제했더니 잘 됨.
음...얘 펌웨어가 좀 심하게 엉켜있는 것 같으다.
암튼, 이제 캡스 락 키를 아예 Fn으로 만들었으니
어쩌다 캡스 락이 켜질 일은 읎겠지.
덧3,
딱 일주일 정도 썼는데, 요새 갑자기 손목이 시큰거린다.
아무래도 이놈이 문제인 듯. 일단 키압이 무거워진 탓도 있을 거고
Plum 84와 비교해보니 앤 프로 2의 경사가 훨씬 가파르다.
앤 프로 2는 또 나흘 만에 배터리가 죽어서 충전하느라 치워놓고
간만에 Plum 84 꺼내서 타이핑하고 있는데, 역시 좋그나.
그리고 바로 손목이 편해지는 매직 같은 일이 일어나네. 하...
배터리만 좀 버텨줬어도 다른 거 안 사고 정착했을 텐데
간신히 일주일 버티는 배터리는 진짜 느므 스트레스다.
그나저나 고작 일주일 썼다고 벌써 84 키가 어색함.
간사한 나새뀌 같으니라고.
덧4,
며칠 전 새로운 정식 펌웨어가 올라왔다.
(오늘 2020년 3월 17일ㅋ)
정식 펌웨어는 작년 5월 자가 마지막이었고
알파 펌웨어도 7월 이후로 손 놓고 있었는데
업데이트 기록을 보니 2월에 알파 펌웨어가 급 튀나왔고
3월 4일 자로 새로운 정식 펌웨어인 1.14.3을 배포.
기존 펌웨어가 정식이라기엔 불안한 부분이 늠나 많았고
알파 역시 알파인 만큼 여러 버그를 안고 있었는데
일다 내가 발견했던 버그들은 다 고쳐진 듯하다.
그리고 자잘한 기능 개선 등등등 아쥬 싹 뜯어고쳤네.
일단 업뎃부터 누르고 내역을 찬찬히 살펴보는데
전력 소모를 0.4uA까지 줄였다고...??????
0.4mA도 아니고 uA라고?????????
말이 됨???????@_@??????????
배터리 사용 시간 향상이라는 기대를 안고
간만에 쓰고 있는데, 개뿔. 줄줄 새는 거 똑같음.
아마도 슬립 모드 혹은 OFF 상태를 얘기하는 것 같다.
근데 슬립 모드라고 해도 0.4uA는 말이 안 되는데
뭔지 모르것네-_-
아, 배터리 모니터링은 이제 좀 멀쩡해졌다.
케이블 뽑으면 뚝 떨어지는 문제는 안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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